박근혜 정부와 대립각 세워가는 유승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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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의 대선 후보군으로 분류되는 유승민 의원이 박근혜 정부와 뚜렷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유 의원은 6일 부산대 특강에서 “고(故) 백남기 농민 사건은 공권력이 과잉진압해서 한 시민의 목숨을 죽음에 이르게 한 사건”이라며 “인간의 존엄을 생각한다면 국가가 사과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백씨 사망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특검을 하자고 하고 새누리당 일부에선 부검을 하자고 한다”며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보수 세력, 보수 정치가 생각을 바꿨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동안 보수 진영은 경제성장이 불평등을 치유해준다고 착각해왔다”며 “헌법 가치 중에서 말이 되는 것이라면 진보 진영의 논리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이미 여러차례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해는 풀고 싶다”며 화해 제스처를 보내고 있지만 실제 행보는 정반대다. 최근에도 “(이정현) 당 대표가 청와대에 끌려가는 부분은 아쉽다”(9월7일 한림대),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는 청년 창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9월30일 서울대), “전경련은 해체하는 게 맞다”(5일 국정감사)는 등의 ‘차별화 발언’을 계속 쏟아내고 있다.

이 때문에 유의원은 새누리당의 정치적 근거지로 불리는 대구 출신이면서도 오히려 야당 지지층에서 인기가 더 높다. 지난달 20~21일 중앙일보 여론조사에서 유 의원은 현재 새누리당 지지자에겐 1.8%, 더민주 지지자에게선 2.6%의 지지를 받았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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