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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유통 줄이고 반도체·로봇·AI 강화 발빠른 신사업 변신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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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9호 18면

“사물인터넷(IoT) 시대엔 다양한 분야에 특화된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에 한국 벤처기업과 협업이 필요하다.”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손정의 회장(58?사진)은 지난달 30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앞으로 10년 내에 IoT·인터넷·인공지능(AI) 등에 5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올 6월 주주총회에서 ‘60세 은퇴 계획’을 번복한 손 회장은 7월 말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 ARM을 310억 달러(약 34조원)에 인수한 뒤 첫 사업 파트너로 한국을 택했다. 전날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나 2시간 넘게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손 회장의 최근 행보는 적극적이다. 올 6월에는 2013년 인수한 게임개발사 수퍼셀과 겅호를 각각 86억 달러(9조5000억원), 730억엔(8000억원)에 매각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의 지분 4.35%도 79억 달러(8조7000억원)에 팔았다. 이 때를 즈음해 후계자로 지목했던 니케시 아로라 부사장을 해임했다. 대신 ARM을 사들이고, 올 11월엔 미즈호은행과 손잡고 가계대출 핀테크 자회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반도체와 IoT·AI 등 신사업에 공을 들이겠다는 계산이다.


모바일 회사에서 IoT 기업으로 사실상 사업 전환을 선언한 소프트뱅크는 앞으로 반도체·AI 등의 융합형 기술인 로봇과 자율주행·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인간형 로봇 ‘페퍼’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으며, ARM은 지난달 20일 자율주행차 전용 반도체 ‘코텍스R52’를 개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IoT 시대가 열리면 두뇌역할을 하는 반도체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소프트뱅크의 행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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