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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인정한 한국 ‘쁘띠성형’…필러주 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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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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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리우 올림픽이 열린 브라질은 한국을 넘어서는 ‘성형 대국’이다.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하는 브라질 대표 카를로스 고리토가 지난 7월 방송에서 “브라질이 성형수술을 제일 많이 하는 나라인데, 얼굴은 많이 안 하고 가슴이나 엉덩이 수술을 많이 한다”고 말할 정도다. 29일 SK증권이 국제미용성형외과협회(ISAPS)를 인용해 낸 보고서에 따르면 브라질은 지난해 이뤄진 국내 미용성형분야 시술 건수(232만4000건)에서 세계 2위(10.7%)를 차지했다. 1위(404만3000건, 18.6%)는 미국이다. 한국은 115만6000건(5.3%)으로 3위에 올랐다.

메디톡스 브라질 매출 50% 급증
휴젤 올들어 주가 2배 넘게 올라
안티에이징 시장 연 10%씩 성장
레이저시술·탈모방지 업체도 주목

성형시장 크기는 한국보다 브라질이 넓다. 하지만 성형시술 재료는 한국산이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코스닥 상장사 메디톡스는 2010년부터 브라질에 히알루론산 필러 ‘뉴라미스’와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메디톡스’를 수출하고 있다. 필러는 흉터 부위나 꺼지고 주름진 부위에 삽입하는 피부 성분과 비슷한 물질이다. 주로 주사기로 시술한다. 올 1분기 기준 국내 필러 시장의 33%, 보톡스 시장의 40%를 차지하는 회사인데 올해 1~8월 브라질에서 올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대비 50% 넘게 올랐다. 올 들어 멕시코와 칠레, 도미니카공화국, 과테말라 등 중남미 4개국 시장을 차례로 더 개척했다. 이날 메디톡스 주가는 전날보다 1900원(0.42%)오른 45만3900원에 장을 마쳤다.

함께 코스닥에 상장돼있는 경쟁사 휴젤도 올 하반기 브라질과 러시아, 멕시코에서 보톡스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연초 20만500원이던 주가는 44만500원까지 올랐다. 김호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휴젤이 지난 4월 말 보톡스 제2공장을 가동해 생산 능력이 확대된 데 이어 내년 신제품 바디필러 출시, 2018년 상반기 필러 신공장이 가동 예정이라 실적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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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로 대표되는 ‘필러주’의 성장세는 글로벌, 장기적 안목을 가진 투자자가 투자하기에 알맞다. 최근 코스닥 시장이 이전보다 활기를 잃었지만 뷰티 헬스케어 업종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젊음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전세계 안티에이징 시장은 지난해 약 345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2020년까지 연평균 10% 이상 커질 전망이다. 2011년 1470만 건이던 시술 건수는 지난해 2170만 건에 육박해 4년간 50% 가량 증가했다. 특히 필러나 보톡스 같이 칼을 대지 않는 비수술적 요법이 인기다. 지난해 수술 요법이 964만1000건 이뤄진 데 반해 비수술 요법은 이보다 25% 많은 1205만5000건을 기록했다. 티 안 나게 주사기로 시술할 수 있는 ‘쁘띠 성형’ 열풍이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하게 불고 있다는 얘기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의약·의료·서비스 업종에 편입된 85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헬스케어 지수는 지난해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올 들어선 지수가 횡보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조만간 성장세가 다시 시작될 것으로 본다. 노경철 SK증권 연구원은 “보톡스와 필러, 레이저 시술 등 뷰티 헬스케어 산업은 국내와 글로벌 모두 아직 초기 시장이고 신기술이 끊임없이 나오는 만큼 고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천 종목으로는 필러주 외에도 레이저 의료기기 업체인 ‘루트로닉’과 탈모방지 제품을 개발한 ‘케어젠’을 꼽았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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