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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정부가 미르재단 조직적 개입” 조윤선 “대통령, 재단에 관여 안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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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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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은 2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의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특혜 의혹 관련 질문에 “대통령이 퇴임 뒤 두 재단에 관여할 일은 없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 박종근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야당 단독으로 진행한 국정감사에서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관련 의혹을 집중 부각시켰다. 야당은 두 재단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개입, 대통령 퇴임 이후를 대비해 대기업의 출연금으로 일사천리로 만든 조직”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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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여당 의원이 불참한 가운데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 더민주 노웅래 의원은 대기업 관계자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이 녹취록에는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이 전경련에 얘기해 전경련이 일괄적으로 (출연금을) 할당해 (미르재단에) 출연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여기에 “‘무슨 사업을 해야 된다’고 여기저기에서 제안이 들어오고, 정부에서 도와준다니까 ‘이것도 하라’ ‘저것도 하라’고 사업이 들어온다”는 미르재단 관계자의 녹취록도 공개했다.

노 의원은 이를 근거로 “정부가 미르재단에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대기업을 압박해 출연금을 받아냈다”며 “수사 요청이나 고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윤선 문체부 장관은 “(고발은) 법률에 정한 대로 따르겠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박 대통령이 퇴임 후 재단 운영에 관여할 것’이란 주장이 나오자 “대통령께서 퇴임 후에 두 재단을 통해 업무를 보거나 재단에 의지하는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하루 만에 두 재단 설립 허가가 난 점에 대해선 “두 재단이 재단 설립의 절차와 갖춰야 되는 서류에 관해 문체부 직원과 사전에 상담했고, 상담에 따라 자료를 완비해 제출했기 때문에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예정됐던 12개 상임위의 국감 중 여당이 위원장을 맡은 6개 상임위는 이틀 연속 문을 열지 못했다. 새누리당 이진복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정무위원회만 더민주 이학영 간사가 임시 사회권을 행사해 이미 여야가 합의했던 증인을 채택한 정도였다.

새누리당 신상진 의원이 위원장인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서 피감기관장인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사유서를 안 내고 불참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더민주 소속 박홍근 미방위 간사는 “신 위원장이 불출석을 직접 지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20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야당 단독으로 진행되면서 더민주 내에선 당혹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됐다. 더민주는 당초 이번 국감을 통해 미르재단 관련 의혹 등을 집중 제기할 계획이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통화에서 “이정현 대표가 단식을 벌이면서 대화 자체가 단절됐다”며 “국감을 안 하면 야당만 손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출구가 별로 없다”고 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양 재단의 설립 허가 결재자 중 한 명인 하모 문체부 대중문화사업과장이 질의에 응하던 중 수차례 기침을 하며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해 국감장 밖으로 퇴장했다가 탈진으로 쓰러져 인근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글=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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