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구성 참신… 오페라문화에 새지평|창작 오폐라『원술랑』을 보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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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또 하나의 창작 오페라가 무대에 올려졌다. 서울오페라단이 18회째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올린 오숙자의 창작오페라 『원술낭』이 바로 그것이다.
원술랑은 유치진 작품의 희곡으로 이미 연극무대를 통해 널리 알려져 있는 작품이어서 오페라로서는 초연이지만 낯선 무대는 아니었다. 외국의 유수한 오페라 작곡가들의 작품들을 살펴보아도 적어도 서너번째의 작품에 가서야 진가를 느낄 수 있어 오숙자의 첫 작품을 두고 시비를 가릴 생각은 없다.
긍정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또 하나의 창작 오페라가 탄생되었다는 것과 특히 여류작곡가의 최초의 오페라 무대라는 점에서 따뜻한 애정을 가질 수 있겠다. 뿐만 아니라 극적인 흐름과 무대구성이 종합예술로서의 오페라에 접근하고 있었고 보다 대중적인 공감대를 얻기위해 고전적 작곡기법을 사용, 음악적 흐름이 난해하지 않았다.
그러나 창작오페라가 탄생될 때마다 느끼는 작곡가들의 고민을 『원술랑』에서도 감지할 수 있었는데 그것은 한국적이라는 것과 현대적이라는 것의 틈바구니 속에서 해방되지 못함으로써 음악적 뼈대가 분명치 못했다는 점이다. 또 하나는 관현악 편곡이 오히려 가수들의 노래를 방해해 가사전달에 어려움을 주고있어 이점 역시 손질을 가해야 할 것으로 생각되었다.
양악적 토대 위에 발전되어온 오페라를 우리의 것으로 수용하려고 할때 필연적으로 생기는 어려움이 없는 것은 아니나 오페라는 대중성을 외면해서는 안되며 또한 작곡가는 눈치를 보지말고 작품을 써가야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오숙자의 오페라 『원술랑』은 초연무대를 계기로 수정·보완한다면 또 하나의 레퍼터리로 남게되리라 생각한다. 서울오페라단이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창작오페라를 무대에 돌린 것은 오페라 문화의 발전과 창작오페라의 활성화를 위해 바람직한 작업이었다고 생각되며 그값이 충분히 인정되리라 믿는다. 한상우<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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