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보호관찰 대상자 10명 중 6명, 어릴 적 학대 경험…재범 위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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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사진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보호관찰 대상자 10명 중 6명은 어릴 적 학대를 받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호관찰은 범죄자를 교도소 등 교정시설에 수용하지 않고 사회 생활을 지속하면서 지도·감독을 받고 사회에 복귀하도록 도와주는 제도다. 김봉석 상계백병원 교수팀은 이같은 내용의 성인 보호관찰 대상자 183명(남 107명, 여 76명) 분석 결과를 19일 공개했다.

연구팀은 183명에 대한 설문조사를 통해 아동기 학대를 받은 경험이 성장 후 저지른 반복 범죄와 어떤 관계인지 확인했다. 그 결과 조사 대상자의 58.5%가 어린 시절 학대를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학대를 당했다고 응답한 그룹 가운데 신체적인 외상을 직접 경험한 비율도 절반 가까운 43.9%로 집계됐다. 이러한 학대 경험은 반복 범죄 위험으로 직결됐다. 신체적으로 학대를 받은 그룹의 재범 위험도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최대 2.9배나 높았다. 또한 정신질환이 있는 그룹도 그렇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반복 범죄 위험도가 훨씬 높았다.

연구팀은 "어린 시절 학대가 정신질환 유병률과 재범 위험을 높인다는 점을 확인했다. 범죄자의 분류와 치료에서 학대 문제에 대한 철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정신건강의학 국제학술지인 ‘BMC Psychiatry’ 최근호에 게재됐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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