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단속 겉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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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우리나라의 교통단속은 사고의 원인이되는 속도위반·신호위반·음주운전보다 사고예방과 직접 관계가 없는 주정차위반·경음기 사용위반등에 치중되어있는 것으로 검찰분석에서 밝혀졌다.
또 사고율이 높은 택시·버스등 영업용 차량보다 자가용승용차·화물차량에 단속이 집중돼 외국처럼 사고예방쪽으로 단속의 손길을 바꾸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최근 법무부가 분석한 교통범죄 단속실태에 따르면 84년 1년동안 단속된 1백98만여건중 주정차위반이 41%(81만5천여건)로 가장 많았고 경음기사용 7%(13만건)·통행우선위반 6% (11만건) 등의 순으로 사고예방과는 직접 관계가 없는 단속이 대부분이라는 것. 그러나 교통사고와 직결되는 속도위반은 4%(7만건)에 불과했고 음주운전으로 입건된 사례는 0.2%(3천9백건)뿐이었다.
일본의 경우(82년 통계) 교통안전과 밀접한 속도위반단속이 가장 많아 전체단속건수의 35%에 이르며 일단정지위반 8%·추월위반 6%·신호무시 4%·음주운전 3%등 사고예방을 위한 단속에 치중하고 있으며 주정차위반단속은 전체의 15%에 불과하다는 것.
검찰은 이 자료에서 교통경찰의 장비와 인력을 보강, 교통사고 유발원인이 되는 속도위반·신호위반·차선위반등 난폭운전과 무면허운전·음주운전등에 단속의 중점을 두어 교통사고의 원인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단속의 손길을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단속된 차량을 용도별로 보면 영업용이 자가용보다 사고율이 4.9배나 높은데도 85년의 경우 자가용단속이 57%(1백5만건)·영업용 단속이 41%(75만건)여서 교통단속의 중점이 사고예방과는 동떨어져 있음을 보여주고있다.
또 차종별로 보아도 사고율은 버스가 가장높고 그다음이 승용차·화물차의 순이나 실제 단속되는 비율은 승용차가 47%(77만건)로 가장높고 화물차가 34%(62만건)이며 버스는 15% (26만건)만을 차지하고있어 형평에 어긋나고 있다고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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