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캘리포니아 주지사 주민들이 불신임 투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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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그레이 데이비스 미 캘리포니아 주지사(민주당)에 대한 주민 소환투표 실시가 확정됐다.

미국 50개주 가운데 선거인단이 가장 많고 경제력만 따지면 전세계 6위 국가급에 해당하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유권자들이 현직 주지사를 강제로 끌어내는 투표를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케빈 켈리 주 총무장관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지사 소환 투표와 관련한 청원을 마감한 결과 투표를 하자는 데 동의한 유권자 수가 법정 요건인 89만7천1백58명을 넘어서는 1백30만명이었다"며 "앞으로 60일 이후 80일 이내에 투표가 실시된다"고 발표했다.

리콜 선거는 미국 역사상 두 번째로 82년 만에 실시되는 것이다. 캘리포니아는 1911년 이 제도를 도입한 이후 그동안 31차례나 주지사를 바꾸려는 리콜 시도가 있었지만 다 실패했었다.

선거가 실시되면 데이비스 주지사의 소환은 거의 확실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데이비스 주지사는 지난해 가까스로 재선에 성공했지만 재정적자가 3백80억달러가 되도록 주의 재정을 방치했다는 거센 비난을 받고 있고, 지지도도 25% 이하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소환에 찬성하는지'와 '그럼 누굴 새 주지사로 뽑을지'를 동시에 투표한다. 다수 득표를 한 새 주지사는 즉시 취임한다.

하지만 부주지사인 크루주 버스타만트(민주당) 측은 "리콜 선거에서 데이비스 주지사가 물러날 경우 부주지사가 자동 승계할 수 있는지를 주 대법원에 묻겠다"고 밝혀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한편 화제를 모아왔던 영화배우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공화당 후보로 출마할지에 대해 그의 측근은 "케네디가 출신인 아내 마리아가 출마에 반대해 불출마 쪽으로 기운다"고 말한 것으로 워싱턴 포스트가 24일 보도했다.

워싱턴=김종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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