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잠자리에 드는 당신, 혹시 이 병?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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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일 경우 일찍 잠자리에 들고 싶어한다면 신체가 위험 신호를 보내는 것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지난 31일 텔레그래프 등 복수의 영국 매체는 유럽심장학회에 발표된 일본 히로시마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수면 시간과 고혈압 위험 인자 사이에 상관 관계가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매체들은 이로써 고혈압 조기진단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고 평했습니다.

연구진이 성인 2400명의 수면 습관을 연구한 결과 고혈압을 앓고 있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들에 비해 더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고혈압이 있는 남성은 건강한 남성에 비해 수면의 질이 매우 낮았습니다.

고혈압은 제때에 치료받지 않으면 심장마비나 뇌졸중 같은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혈압은 별다른 증상을 일으키지 않아 그동안 ‘조용한 살인자’로 불려왔습니다.

때문에 의료계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고혈압을 초기에 진단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을 찾았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고혈압을 앓고 있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평균적으로 18분 일찍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두 그룹의 평균 수면 시간은 6.2시간으로 동일했지만, 수면의 질은 달랐습니다. 연구진은 고혈압을 앓고 있는 남성은 건강한 남성에 비해 수면 시간의 대부분을 뒤척이면서 보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히로시마 대학교의 노부오 사사키 박사는 “일찍 잠자리에 드는 것은 명백하게 고혈압과 관련이 있다”며 “고혈압 남성은 건강한 남성에 비해 피로감을 더 잘 느끼기 때문에 더 일찍 잠자리에 든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연구진은 여성의 수면 패턴과 고혈압의 상관관계는 밝혀내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영국심장재단의 연구실장 제레미 피어슨 박사는 “잠자리에 일찍 드는 경향을 발견하는 것이 고혈압을 알아채는 최선의 방법이 될 수는 없다”며 이번 연구의 한계를 지적했습니다.

피어슨 박사는 “고혈압을 발견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기적으로 혈압을 체크하고 의료진을 직접 만나보는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박범준 인턴기자 park.beom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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