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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주말에 뭐 볼래?…정의의 탐구 '디브' vs 우연과 운명 '사랑이 이끄는 대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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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볼만해?
지금 영화관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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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디브` 스틸컷]

디브
원제 Theeb

감독 나지 아부 노워

출연 자시르 에이드 알휴타트, 후세인 살라메 알 스웨일히엔, 잭 폭스

촬영 울프강 다이어 미술 안나 라벨 편집 루퍼트 로이드 음악 제리 레인

장르 드라마, 스릴러 상영 시간 100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9월 1일

줄거리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인 중동 사막, 유목민 소년 디브(자시르 에이드 알휴타트)는 부족을 찾아온 낯선 영국인 장교 에드워드(잭 폭스)를 만난다. 디브의 형 후세인(후세인 살라메 알 스웨일히엔)은 에드워드의 군 임무 수행을 도와 ‘로마인의 우물’까지 그를 데려다주기로 한다.

호기심 많은 디브는 몰래 후세인과 에드워드를 따라나서지만, 고생 끝에 도착한 우물은 이미 누군가 떨어뜨린 시체로 오염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디브 일행은 매복해 있던 사막 강도들에게 습격받는다.

별점 ★★★☆
제1차 세계대전 당시 오스만 제국의 핵심 사업은 사막을 가로지르는 철도 건설 사업이었다. 그런 까닭에 철도는 오스만 군대에 대항하는 아랍 반군과 그를 지원하는 영국군의 주요 타깃이었다. 이 영화는 아랍 반군을 돕는 영국 장교 에드워드가 오스만 제국의 철도와 관련된 물건을 운반하고자 유목민 부족을 찾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디브’는 전쟁영화 ‘아라비아의 로렌스’(1962, 데이비드 린 감독)에서 묘사했던,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혼란스러운 중동 사막 지역의 정세를 서부극 형식으로 접근한다. 이 영화에 아랍 웨스턴(Arabic Western) 혹은 베두인 웨스턴(Bedouin Western·아랍계 유목민)이란 수식어가 붙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영화는 소년 디브의 눈을 통해 국가와 민족 간의 치열한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사막을 관찰한다. 디브는 에드워드와 후세인 그리고 이름 모를 강도(하산 뭇렉 알 마라예) 등 각자 목적과 역할을 가지고 혼란기를 살아가는 어른들을 통해, 아랍어 이름의 의미 그대로 ‘늑대(Theeb)’가 돼 간다.

관객은 디브의 입장에서 이해하기 힘든 비극과 우연을 겪으며, 소년의 혹독한 성장 과정을 담담히 따라간다. 카메라에 담긴 요르단 남부의 광활하고 압도적인 절경은, 야생의 사막과 인간의 야만성을 마주한 소년의 생존극을 더욱 생생하게 재현한다.

디브를 연기한 아역 배우 자시르 에이드 알휴타트는 강단 있는 표정 연기로 전체 대사가 많지 않은 이 영화를 묵직하게 끌고 간다. ‘디브’는 근대 중동의 역사와 문화, 서부극의 공식 등 여러 가닥의 씨줄과 날줄을 탄탄하게 엮어 낸다. 마지막 장면, 오스만 제국 초소에 이르러서야 완성되는 디브의 ‘성장’은 엔드 크레딧이 끝나고 나서도 강렬한 잔상을 남긴다. 고석희 기자

★★★★ 빛과 어둠의 장막을 걷었다 펼치는 듯한 요르단 와디 럼 사막의 절경이 그 자체로 긴장을 자아낸다. 아랍 유목민 소년의 눈으로 제1차 세계대전에 얽힌 온갖 이해관계와 그 정의를 탐구하는 이야기 역시 두고두고 곱씹을 만하다. 장성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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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랑이 이끄는 대로` 스틸컷]

사랑이 이끄는 대로
감독 클로드 를르슈

출연 장 뒤자르댕, 엘사 질버스테인

장르 코미디, 로맨스 상영 시간 113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9월 1일

줄거리
『로미오와 줄리엣』이 원작인 영화의 음악 작업을 위해 인도를 찾은 파리지엥 앙투안(장 뒤자르댕). 그는 프랑스 대사관 만찬 자리에서 대사 부인 안나(엘사 질버스테인)를 만난다. 안나에게 호감을 느낀 앙투안은 “신(神)을 찾으러 간다”는 안나의 말을 듣고 함께 여행을 떠난다. 안나와 앙투안은 갠지스 강의 도시 바라나시에서 기적을 만난다.

별점 ★★★
‘남과 여’(1966)로 제19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제39회 아카데미 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거장 클로드 를르슈 감독의 신작이다. 50여 년이 지난 지금, 노장 감독이 느끼는 남녀의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사랑이 이끄는 대로’는 인도를 배경으로 영적인 여행을 함께하는 두 남녀의 이야기를 그린다. 두 사람의 사랑은 분명 불륜이다. 여자친구가 있는 앙투안과 남편이 있는 안나의 만남은 ‘막장 드라마’로 보일 수도 있지만, 순리대로 흘러가는 사랑 자체는 충분히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성적으로 이뤄질 수 없는 위험하고 무모한 관계지만, 이들은 그저 자신이 원하던 사랑을 찾으려 애쓸 뿐이니까. 그리고 절절하고 애처로운 두 사람의 사랑은 감정적으로만 치닫지 않고 정도(正道)를 지킨다.

인도를 배경으로 자유로운 프랑스식 사랑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점은 색다른 재미를 주기 충분하다. 안나와 앙투안은 기차로 이동하고, 갠지스 강에서 목욕 수행 후 ‘정신적 지도자’로 추앙받는 힌두교 여성 지도자 마타 암리타난다마이와 영적인 만남을 갖는다. 이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치 인도를 여행한 느낌이다. 음악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이다. 를르슈 감독이 선보이는 그림 같은 풍광과 프랜시스 레이의 음악은 ‘남과 여’ 때처럼 마음을 일렁이게 만든다. 이지영 기자

★★★ 클로드 를르슈 감독 버전의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2004,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 우연과 운명의 러브 스토리 속에 사랑으로 충만한 자신의 영적 체험을 나누고자 하는 노감독의 선한 의도가 도드라진다. 나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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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사랑에 미치다` 스틸컷]

사랑에 미치다
감독 폴 달리오

출연 케이티 홈즈, 루크 커비, 크리스틴 라티, 그리핀 던

장르 멜로 상영 시간 106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8월 31일

줄거리
시인 카를라(케이티 홈즈)와 마르코(루크 커비)는 심각한 조울증을 앓고 있다. 돌발적인 행동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 둘은 운명과도 같은 사랑을 느끼고, 서로의 예술적 감수성을 자극한다. 그러나 주변에서는 이들이 서로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며 떼어 놓으려 한다.

별점 ★★☆
아무도 이해하지 못할 거라 생각했던 나의 아픔을 알아주는 사람을 만났을 때, 오직 둘 사이에만 통하는 무언가가 있을 때,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 부른다. ‘사랑에 미치다’는 그 모든 것을 증폭하는 조울증을 확대경 삼아 ‘사랑’의 본질을 시(詩)적으로 탐구한 드라마다.

운명적인 만남, 같은 상처의 공유, 주변의 방해까지 ‘운명’이라 믿을 수밖에 없는 조건들이 카를라와 마르코를 더욱 뜨겁게 만든다. 극 중에서는 중반부까지 이러한 모습을 느리고 아름답게 그린다.

각각 태양과 달,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상징되는 카를라와 마르코를 이미지로 구현하기 위해 들인 정성도 상당하다. 둘이 만날 때는 노란색과 파란색의 색감이 서로에게 스며들고, 태양과 달의 이미지가 겹치는 식이다.

이야기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그 어떤 것보다 특별할 것 같았던 사랑이 외부의 방해가 아니라 내부의 모순으로 깨지고 마는 모습까지 담는다. 사랑은 대부분 그렇게 끝난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극의 전반부와 후반부의 질감이 너무 달라지고 만다.

조울증을 앓는 예술가들을 향한 연서이자 사랑의 본질을 그린 이야기였던 전반부와 달리, 후반부는 이 모든 걸 성급하게 수습한다. 이미지의 과잉이라 느껴지는 부분도 꽤 있다. 실제 조울증을 앓았던 폴 달리오 감독이 자신의 경험을 녹여 만든 영화다. 임주리 기자

★★☆ 예민한 감수성이 광기로 돌변하게 되는 아티스트들의 사랑. 확실히 매력적인 소재지만, 이를 풀어낸 연출은 기대에 못 미친다. 캐릭터의 행동과 전개가 예상 가능해 다소 밋밋하다. 김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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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브링 홈:아버지의 땅` 스틸컷]

브링 홈:아버지의 땅
감독 텐진 체탄 초클리

출연 텐진 릭돌, 김민종(내레이션)

장르 다큐멘터리 상영 시간 82분 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일 9월 1일

줄거리
티베트인이자 망명자 신분이던 릭돌의 아버지는 “한 번이라도 고향에 가 보고 싶다”는 말을 남기고 생을 마감했다. 릭돌은 아버지의 소원과 수많은 티베트인들을 위해 고국에 있는 흙을 인도로 공수해, 티베트 망명자들에게 고국의 흙을 밟게 해 주자는 대규모 ‘흙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별점 ★★★
처음엔 2주정도 걸릴 것이라 예상했지만, 흙은 17개월이 지나서야 인도에 도착했다. 이 다큐멘터리는 목숨을 걸어야만 했던 흙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묵묵하게 담고 있다. 그리고 중국에 대한 폭력적 저항이 아닌, 비폭력 퍼포먼스로 지금의 티베트 상황을 알려 준다. 조심스럽게 고향의 흙을 밟는 티베트인들의 모습과 티베트의 미래인 어린 학생들의 노래는 큰 울림을 선사하기에 충분하다. 이 영화에서는 달라이 라마 성하의 모습도 볼 수 있다.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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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쥬랜더 리턴즈` 스틸컷]

쥬랜더 리턴즈 
감독 벤 스틸러

출연 벤 스틸러, 오웬 윌슨, 페넬로페 크루즈

장르 코미디 상영 시간 100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8월 31일

줄거리
사고로 가족을 잃고 잠적한 전설적인 패션모델 쥬랜더(벤 스틸러)와 헨젤(오웬 윌슨). 비밀 에이전트 발렌티나(페넬로페 크루즈)는 연쇄 살인 사건의 실마리가 쥬랜더에게 있음을 알고 그들을 찾아간다.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이 사라질 위기를 막기 위해 나선 쥬랜더는, 작전 도중 오랫동안 헤어졌던 아들의 행방을 알게 된다.

별점 ★☆
벤 스틸러가 감독과 주연을 겸한 코미디영화 ‘쥬랜더’(2001)의 속편. 화려한 패션계의 어두운 이면과 슬랩스틱 코미디를 효과적으로 결합한 전편의 성공에 짓눌린 걸까. 1편을 자기 복제한 듯 빤한 플롯에 음모론을 더해 엉성한 코미디 쇼를 펼치는 데 그쳤다. ‘더 센’ 웃음을 위해 성(性)적 수위를 너무 밀어붙인 탓에 호불호가 갈릴 만한 장면도 덩달아 늘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깜짝 출연은 볼거리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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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희, 이지영, 김나현, 나원정 기자 ko.seok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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