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 개방풍조 사라지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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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피임약의 대중화로 야기됐던 60, 70년대 미국의 섹스 혁명, 즉 성의 개방이 80년대 들어 성병의 만연으로 자제의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금세기 들어 상대를 가리지 않는 자유분방한 성행위가 정력의 과시로 여겨져 풍미했던 하루살이 연애가 일부일처의 결혼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
이같은 변화는 성생활의 자유가 결코 행복이 되지 못하고 권태스럽게 인식되고 특히 20, 30대 남녀 미혼자들이 성병에 대한 공포로 전통적인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하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성병이 성생활 변화에 미친 영향은 절대적이어서 1백년간의 설교보다도 더 크게 작용했다고 할 정도.
CDC(연방질병관리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미국의 성병 감염자는 하루에 3만3천명 꼴로 발생, 1년에 1천2백만명에 이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즈지의 여론조사는 미국 성인의 17%가 AIDS의 공포로 인해 성생활 패턴을 바꾸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것은 AIDS 감염자 거의가 동성연애자라는 것을 감안할 때 놀라운 영향력이다.
AIDS에 걸리면 치명적이어서 결혼을 해 정착하느냐 아니면 죽음을 각오하느냐의 극단적인 문제로 인식, 성인 남녀들 간에『일년동안 성관계를 한번도 가지지 않았다』라는 말이 예사.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오랫동안의 금욕은 바람직하지 못하고 분별있는 성생활이 필요하다고 얘기한다.
결혼이건 연애건 책임감을 가지고 한 사람만 상대하는 성생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
한 의사는 앞으로 5년동안 이 사회를 위해 할 일은 『오늘의 성행위가 당신 평생을 좌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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