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대세론은 무난한 패배의 다른 이름···대선경선에 나가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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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더불어민주당 의원 [중앙포토]

대선 주자로 꼽히는 더불어민주당 김부겸(4선·대구 수성갑) 의원이 8·27 전당대회에서 '친문'(친문재인) 성향 지도부가 선출된 것과 관련해 "대세론은 무난한 패배의 다른 이름"이라며 '문재인 대세론'을 견제하면서 내년 대선 경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제3 지대론'의 가능성을 비판한 김 의원은 더민주에서 대선에 도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김 의원은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생명은 역동성과 다양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전당대회 이후 '친문당이 됐으니 대선 경선도 끝난 셈 아니냐?', '친박과 친문을 제외한 중간세력들이 제3지대로 모이는 것 아니냐?'는 말이 돌고 있는데, 잠재적 대선 주자로 거론돼온 제 입장을 밝히겠다"고 적었다.

김 의원은 "새 지도부가 균형보다는 집중에 무게가 실린 구성인 것은 객관적 사실이지만 그 역시 당원의 선택이므로 마땅히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대선 경선 결과까지 이미 정해진 듯이 말하는 건 지나친 예단이고, 이 당이 그렇게 정해진 길로 쉽게 가는 당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우리 당이 대세론에 빠져선 안 된다"며 "대세론은 무난한 패배의 다른 이름이므로 치열해야 하고 감동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이대로 평이하게 가면 호남을 설득하지도, 중간층을 끌어오지도 못한다"면서 "당권 불출마 선언 이후 사실상 대선 경선 출마를 준비해왔는데,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에 친박 지도부가, 더민주에 친문 지도부가 들어서면서 두 당의 비주류측 대선 주자등이 제3지대에서 헤쳐모이는 정계개편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김 의원은 "3지대론은 관심 없다. 여기서 안 되면 저기 가고, 저기서 안 되면 또 다른 데로 가는 게 무슨 제3지대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신당을 하려면 국민이 공감할 대의명분이 있어야 한다. 저는 당내에서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더민주에서는 전대 이후 친문 일색의 지도부가 등장한 것과 관련해 김현미 의원이 "대선까지 길이 더 복잡하고 험난해졌다. 소탐대실"이라는 글을 트위터에 썼다. 김한정 의원도 "대통령 후보는 내년에 뽑는데 누가 될 지 모르는 후보선출 전대를 준비해주기 바란다. 그래야 대선에서 승리한다"며 "결과가 뻔하고 투표할 필요가 없는 선거는 생명력이 없다. 민주당은 그래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이들이 대선 경선의 흥행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내놓자 이번 전대 때 온라인에서 친문 후보들에 대한 지지운동을 벌였던 당원들은 비난을 쏟아냈었다.

비주류 대선 주자 중 한 사람인 김 의원이 이날 대세론을 비판하며 도전장을 던짐에 따라 더민주에선 친문 지도부가 향후 대선 경선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과 논란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성탁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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