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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소원은 무명의병 위령탑 건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상해임정의 마지막 요인 조경한옹(87)이 위독하다. 조옹은 지난 6일 갑자기 병세가 악화돼 한양대병원에 입원했다. 주치의 박경남박사(내과)는 『노환으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병실은 부인 최운영여사(70)와 몇몇 친지들이 쓸쓸히 지키고 있다.
만주의 설원과 장백의 밀림을 누비던 기개를 단아한 선비의 모습 속에 살짝 감추고 말년을 살아온 조옹. 그는 이미 10대에 만주에 근거를 둔 독립단의 국내 연락원으로 활약했다.
1924년 북경으로 망명, 단재 신채호 등의 지도를 받으며 본격적인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북만과 중원에서 풍찬노숙하며 항일무력투쟁을 벌이는 한편 광복군의 창립, 독립운동단체의 조직에 참여했다. 43년엔 임정의 국무위원으로 활약했다.
조옹의 마지막 소원중의 하나는 이름없이 죽어간 의병들의 위령탑을 세워주는 일이었다. 탑을 세워 영원한 유택을 마련하고 무주고혼이 된 영령들을 위로하고 싶었다.
조옹은 이를 위해 사단법인 한맥의 이사장에 취임하고 이 사업을 벌이던 참이었다. 전국 곳곳의 의병격전지를 찾아내 합동 위령탑을 세우고자 했다.
이 일을 추진하는데는 막대한 자원이 필요하므로 무엇보다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책이 긴요하다고 주위에선 보고 있다. 그리고 조옹이 빨리 회복돼 이 일을 이루도록 간절히 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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