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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5)외이도염|성창섭<경북대 의대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여름철이 오면 이비인후과의 외래에는 평소보다 많은 환자가 붐비는 데 소위 외이도염환자가 대종을 차지한다. 외이도란 귓바퀴로부터 고막에 이르는 관상의 통로로서 성인은 그 길이가 3. 5cm 정도다. 외이도의 바깥 3분의1 부분은 연골로 형성되어 있고, 안쪽으로 3분의2는 뼈로 형성되어 있다. 이중 연골로 된 부위의 피부에 피지선과 이후선이란 것이 있는데 이곳에 세균이 감염되면 외이도염을 일으키게 ,된다.
그러나 가만히 있는데 이러한 세균감염이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개는 귀를 후비는 과정에서 피부에 상처를 냈을 때가 많다. 흔히 습관적으로 귀지가 없는데도 심심하면 귀를 후비는 사람들이 있다. 아무 곳에서나 성냥개비같은 것으로 귀를 못살게(?)후비는 것이다.
여름철이 시작되면 많은 사람들이 바다나 풀로 나가게 되는데 수영을 하면 귓속에 물이 들어가게 마련이다. 외이도에 들어간 물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오던가, 말라버려 그냥 두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
더우기 물에 오래 젖은 피부는 이완되어 있어 피지선이나 이후선도 넓어져 세균의 침입이 더욱 쉬워진다.
근래 유행하고 있는 사우나탕에는 귀이개용 면봉을 비치해둔 곳이 많은데, 이것을 사용할 때도 피부가 상처를 받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이발소에서의 귀까지 후벼주는 과잉서비스로 외이도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을 뿐 아니라 외이도진균증이라는 일종의 곰팡이류의 감염을 선물받은 사람들이 많다.
하여간 외이도는 절대로 손을 대지 않는 성역으로 보존할 것을 당부하고 싶다. 일단 외이도염을 일으키게되면 그 염증의 정도에 비하여 증상은 몹시 심하다. 외이도에는 다른 신체 부위보다 피하조직이 아주 작아 염증으로 인하여 조직이 붓게 되면 늘어날 공간이 작아 신경자극을 심하게 받기 때문이다.
그래서 통증이 너무 심하여 잠을 못 잘 정도인 경우도 있고, 때로는 통증이 머리·치아 등으로까지 발산하기도 하고 턱뼈를 움직일 때는 더 심해져 음식물을 씹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더 심하면 오한이나 발열까지 동반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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