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사드투쟁위, 절대 반대 입장에서 물러나 제3후보지 수용 의향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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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배치 방침에 강하게 반발해온 경북 성주군민 측이 절대 반대 방침에서 한발 물러나 제3후보지 수용 의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따라 사드 배치 방침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성주군내 제3후보지 배치'로 전환되고 있다.

'성주 사드배치 철회투쟁위원회'는 21일 사드배치 제3 후보지를 검토해달라고 국방부에 공식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7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성주군청에서 투쟁위와 만나 "지역에서 의견을 모아주면 (성산포대가 아닌) 제3 후보지에 (사드) 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한 데 따른 결정이다.

 투쟁위는 이날 "33명의 투쟁위 간부가 참석한 가운데 제3 후보지 건의에 대한 찬반 거수 투표를 벌여 찬성 23명, 반대 1명, 기권 9명으로 최종 찬성 입장으로 정리했다"고 발표했다. 군민들의 피해가 없는 곳이라면 성주군에 국방부의 사드배치를 받아들이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투쟁위는 무조건적인 사드 배치 철회, 원점 재검토만 요구해왔었다.

성주군은 늦어도 22일 투쟁위의 제3 후보지 검토 찬성에 대한 입장을 받아 공문서로 만들어 국방부에 전달할 예정이다. 투쟁위 관계자는 "18일 군민 토론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했고, 20일과 21일 잇따라 투쟁위 회의를 했다. 일부 사드배치 철회를 요구하는 투쟁위 간부, 군민들과 갈등도 있었지만 성산포대 이외의 장소를 요구하는 것으로 공식적인 입장을 정리했다"고 말했다. 다만 투쟁위는 매일 저녁 성주군청 주차장에서 열리는 촛불집회는 국방부의 제3 후보지 발표가 있을 때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성산포대를 대신해 거론되는 유력한 제3 후보지는 성주군 초전면 해발 680m에 위치한 '롯데 스카이힐 성주CC'다. 북서쪽으로 김천시 농소면·남면(주민 2100여명 거주)과 1~5㎞ 떨어져 있다. 지난 18일 김천시와 시의회는 기자회견을 열고 "제3 후보지로 김천시와 인접한 성주CC가 유력하다는 언론보도와 국방부 태도에 유감을 표명한다. 14만 김천시민의 안전과 생존권을 위협하는 김천 인접지역 사드배치를 끝까지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0일엔 김천지역 10개 노조로 꾸려진 시민사회단체가 주관하는 촛불집회도 열렸다. 농소면엔 주민들로 이뤄진 사드대책위가 별도로 꾸려졌다. 사드 배치 반대 현수막도 김천시 곳곳에 내걸리고 있다. 지난 19일까지 김천시가 확인한 사드배치 반대 현수막은 60여개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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