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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J] 리우에서 부활을 꿈꾸다 - 차동민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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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리스트, 8강에서 탈락하다


차동민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태권도 남자 +80kg급 결승전에서 그리스의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를 5 : 4로 꺾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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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동민은 당연히 금메달 따오겠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차동민은 유력한 우승 후보였다. 언론과 대중의 관심이 뜨거웠다. 스스로도 금메달을 확신했다.

하지만 차동민은 8강전에서 바흐리 탄리쿨루(터키)에게 1:4로 패했다. 올림픽 2연패의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차동민만 그런 게 아니었다.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태권도는 금메달 1개(황경선), 은메달 1개(이대훈)로 역대 최저 성적을 기록했다.

출전 선수 4명 모두 금메달을 딴 2008년과는 사뭇 달랐다. 2012 런던은 차동민에게도, 한국 태권도에게도 시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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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그만할까
태권도 선수의 삶을 그만두고 다른 길로 갈까 생각도 했다. 차동민은 그러다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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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is challenge
자신의 좌우명을 끊임없이 되뇌었다. 인생의 수많은 도전 중에 올림픽도 하나일 뿐이다.
올림픽 3회 연속 출전. 햇수로 12년 간 국가대표. 차동민의 기록은 한국 남자 태권도 역사상 최초다. 리우에서 한국 남자 태권도 헤비급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것이 차동민의 포부다.
그는 리우에서 부활을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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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특기는 기본에 충실한 뒤차기
태권도 경기에서 고득점을 하려면 얼굴 공격이 필수다. 얼굴가격에 3점, 얼굴 회전차기에 4점을 얻는다.
차동민의 얼굴 상단 발차기는 강한 편이 아니다. 그래서 연마한 것이 뒤차기다.
뒤차기는 몸통 회전차기의 일종이다. 뒷발을 차는 듯한 모습과 흡사하다. 뒤차기는 얼굴 가격과 마찬가지로 3점으로 인정된다. 그의 뒤차기는 유난히 빠르고 강하다. 단단한 기본기가 바탕이 됐다.

기본에 충실한 발차기가
사라지고 있다

“태권도에서 기본에 충실한 발차기가 사라지고 있어요.”
차동민은 아쉬워했다. 태권도 경기가 전자호구 채점 방식으로 바뀌면서 일어나는 변화다. ‘타격’이 아닌 ‘터치’만으로도 득점이 인정되기 때문이다.
채점 방식이 변하면서 기본기를 제대로 닦지 않고 올라오는 선수도 많아졌다고 차동민은 말했다.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문대성 선수가 화끈한 뒤돌려차기로 KO승을 거둔 것 같은 명장면을 앞으로는 보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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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취미가 독특하다고 들었다.

태권도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집중력이다. 평소에도 집중력을 기를 수 있는 취미를 가져야겠다고 생각했다.
"팔찌 만들기만큼 집중하기 좋은 게 없더라고요."
우연히 팔찌를 만들어 봤는데 잡생각도 없어지고 스트레스도 풀렸다. 집중력도 높아졌다. 원석 팔찌, 가죽 팔찌, 매듭 팔찌… 종류도 많다. 같이 훈련하는 오혜리 선수( -67kg 급) 에게도 만드는 법을 가르쳐줬다.

Q. 런던 올림픽 때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강인한 체력을 갖게 됐다.
사실 런던 올림픽 때는 체력 운동을 따로 하지 않았다. 태권도 선수가 발차기만 많이 한다고 해서 체력이 좋아지는 건 아닌데 말이다.
"체력이 떨어져 경기에서 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이번에는 확 달라졌다.
한국스포츠개발원 김언호 박사님 지도 아래 웨이트 트레이닝과 서킷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근력은 물론, 경기를 오랜 시간 뛸 근지구력도 발달했다. 발차기에도 힘이 잘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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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면 당연히 금메달 따와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태권도 선수들 실력이 비슷해졌다. 독식은 없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도 8개국이 금메달 8개를 나눠 가졌다.
국민들이 대한민국 태권도 국가대표를 믿어주시는 것을 잘 안다. “당연히 금메달”이란 말도 관심이 있으니 나오는 거다. 그래서 감사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부담도 된다. 메달은 딸 수도, 따지 못할 수도 있는 것이다.
"꼭 금메달이 아니어도 괜찮다"
조금만 다른 시선으로 봐주셨으면 한다. “꼭 금메달이 아니어도 괜찮다”, “열심히 뛰어주기만 해도 된다”는 생각도 해주셨으면.

Q. 은퇴 이후의 계획이 있다면?

태권도 선수들을 보며 가장 아쉬운 점이다. 은퇴 후 무조건 사범만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더라. 할 수 있는 다른 일도 많다.
"태권도 선수는 사범만 해야 하나?"
은퇴 후 외국에서 공부하고 싶다. 영어도 잘 하고 싶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태권도 지도자 쪽을 생각하고 있다. 아직 한국 감독이 없는 나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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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 딴다면?

2012년 올림픽에서 남자 태권도 헤비급의 금맥이 끊겼다. 한 번도 메달을 놓쳐본 적 없던 체급이었는데…. 놓쳤던 명성을 다시 되찾는다면 얼마나 기쁠지 상상하곤 한다.

"남자 헤비급의 명예를 꼭 되찾아오겠습니다"
금메달 세리모니로 오른손에는 리우에서 딴 금메달을, 왼손에는 베이징에서 딴 금메달을 들고 깨물어보고 싶다.

취재 이어진
구성 심서현
디자인 전기환, 김민희
영상 김우진, 최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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