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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득점, 이렇게 하면 올라갑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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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한국 대표 김소희가 17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경기장3에서 열린 2016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여자 -49kg급 4강전에서 프랑스의 아지에즈 야스민스와 대결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김소희(22·한국가스공사)가 18일(한국시간)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태권도 여자 49㎏급 결승에서 티야나 보그다노비치(세르비아)를 7-6으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평소 태권도 경기를 본 적 없는 일반인들에게는 왜 득점이 올라가는지도 낯설다. 태권도 경기는 어떻게 채점을 할까.

①스치면 점수가 안 된다
국제태권도연맹(WTF)는 2009년 전자호구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동안 심판의 육안으로 채점을 했으나 판정 시비가 일었기 때문이다. 올림픽에서는 2012년 런던 대회 때 처음 도입됐다. 이번 대회에선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전자감응 양말 내 센서도 7개에서 11개로 늘어났다. 가운뎃발가락 윗부분과 엄지발가락 옆, 발목 안과 뒤쪽에도 센서가 붙는다.

일반적으로 몸통을 공격하면 1점이다. 물론 몸통을 맞는다고 해서 무조건 득점이 되는 건 아니다. 최소한의 충격 이상이 가해져야 한다. 무거운 체급일수록 높은 충격을 가해야 득점이 된다. 김태훈(22·동아대)도 카를로스 루벤 나바로 발데스(멕시코)와의 남자 58㎏급 동메달 결정전에서 여러 차례 가슴 공격을 성공시켰지만 강도가 낮아 득점이 되지 않았다.

②머리를 노려라
리우 올림픽에서는 처음으로 전자 헤드기어가 추가됐다. 머리의 경우 일반적인 몸통에 비해 25% 정도의 충격으로도 득점을 올릴 수 있다. 무엇보다 머리 공격엔 높은 점수가 주어진다. 몸통 공격이 1점인 반면, 머리 공격에는 3점이 주어진다. 유도의 한판이나 레슬링의 고득점 기술처럼 일발 역전을 가능하게 해 더욱 경기를 흥미롭게 만들기 위한 장치다. 김소희도 태국 선수와의 8강전에선 종료 4초를 남겨 놓고 3점짜리 머리 공격을 성공해 6-5 역전승을 거뒀다.

호구로 가려지지 않는 얼굴 전면부에 대한 공격 성공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비디오 리플레이를 요청할 수 있다. 발데스도 김태훈과의 경기 3라운드에서 얼굴에 발이 닿았는지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다. 판독 결과 발은 스치지 않았고,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반면 얼굴을 맞아도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지 않으면 점수를 딸 수 없다. 김소희는 결승 1라운드에서 보그다노비치의 안면에 왼발 옆차기를 날렸다. 그러나 호구가 없는 부분에 맞았고, 리플레이를 신청하지 않아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③회전하면 추가점
태권도는 회전하면서 공격할 경우 추가점을 부여한다. 몸통은 1점→2점, 머리는 3점→4점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부터는 몸통 회전공격에 3점을 부여한다. 태권도 특유의 역동적인 기술을 구사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회전의 경우엔 부심 세 명 중 두 명 이상이 1초 이내에 점수를 채점기에 입력하면 추가점이 올라간다.

④숨을 곳이 없다
WTF는 런던 올림픽 때 경기장 크기를 가로, 세로 12m에서 8m로 줄였다. 경기장 면적을 줄여 수비 위주의 경기를 펼치는 선수들이 피할 공간이 사라지게 한 것이다. 공격적인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번 올림픽에선 더욱 도망갈 곳이 없어졌다. 경기장 모양을 사각형에서 팔각형으로 바꿔 18% 정도 면적을 줄인 것이다.

넘어지거나 뒤로 달아나는 것도 금지된다. 처음에는 경고지만 두 번째는 상대 선수에게 1점을 주게 된다. 김소희 역시 경기 막판 앞서는 상황에서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무려 7차례나 경고를 받으며 7-6까지 추격당했다.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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