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 100년도」그림 이야기|『정원』원문자씨 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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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원』(166×120cm)은 원문자씨(42·이대 미술대 교수)가 76년 제25회 국전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받은 작품이다.
만발한 연꽃, 싱그러운 연잎 그늘에 원앙 5마리가 노니는 그림이다.
푸른 연잎과 분홍색 연꽃이 서정적으로 어우러져 있다. 구도와 색채 처리가 뛰어나다는 평을 들었다.
한 조류학자가 원앙은 봄에 와서 여름을 나고 가을에 떠나는 철새여서 연꽃이 필 때는 한국엔 없는 새라고 이의를 제기,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원앙은 5백년 전부터 우리나라 가금(집에서 기르는 새)으로 길러 온 기록이 남아 있어 논쟁은 싱겁게 끝났다.
원씨가 연을 좋아하는 까닭은『진흙 속에서 나서 물들지 않고 맑은 물에 씻기어 요하지 않고』(출어니이불염 탁청연이불요)라는 염계 주돈이의「애연설」에 심취한 때문이라는 것. 예부 터 귀한 딸이 시집 갈 때 맑고 곧은「애연설」을 써 주라는 풍속이 전하고 있다.
「한국화 100년 전」출품작가중에는 관전·민 전의 대통령상(대상)수상 작가가 10명이 넘는다. 여류화가만도 천경자·박래현·원문자·이숙자씨 등 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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