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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고층건물 짓기 꺼린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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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도심에 우뚝우뚝 『솟아오르던 대형고층빌딩 붐이 작년에 이어 올 들어 더욱 침체하고 있다. 또 큰 규모의 업무용대신 12∼15층 정도의 음식점·스포츠 및 레저시설·문화센터·백화점 등이 위주가 되고 지역도 도심에서 변두리로 옮겨가고 있다.
7일 서울시에 따르면 도심 재개발사업은 84년에 무려 35개지구가 빌딩을 짓겠다고 인가를 받아가고 83년에도 21개 지구에 인가가 나갔으나 작년에는 28개 지구 목표에 11개지구가 나가고, 올해는 39개를 계획했다가 10개로 축소 조정했는데도 현재 이중 2개 지구 만 내인가 단계에 있다.
또 인가가 나간 67개 지구 가운데 20개 지구는 아직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모처럼 면모를 새롭게 해가던 도심지 간선도로변의 재개발지역들이 사업지연으로 도로·주차장 녹지대확보가 어려워지고 이미 시행된 지구주변이 이 빠진 것처럼 정리되지 않고 있다.
◇재개발 부진=서울시내에서 재개발지구로 지정된 곳은 4대문 안과 마포일대 등 4백20개 지구. 서울시는 이 가운데 간선도로변 1백71개 지구를 중점 추진지구로 잡고 올림픽이 열리는 88년까지 사업을 마쳐 도심환경을 개선한다는 계획이었으나 현재까지 49개만 완료하고 43개 지구는 시공중이며 79개 지구는 착수조차 못하고 있다.
이처럼 도심의 재개발이 지연되는 것은 ▲장기적인 부동산 경기침체에 ▲토지 주들이 사무실 과잉공급으로 임대되지 않을 것을 우려해 재개발을 주저하는 데다 ▲작년부터 정부가 외채·소비절감 방안의 하나로 대형 건물신축을 억제하기 때문에 지주들의 의욕이 위축된 것.
◇서울시 대안=재개발사업이 주춤하자 서울시는 종전 대형사무실 또는 아파트 위주의 재개발 방침을 변경, 중형건물에 가능한 한 음식점·체육·문화·레저시설·상가·주택이 들어가는 다용도 복합건물을 짓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북창동은 음식점·의류·귀금속·위락시설의주의 전문상가로 개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무교동 구 월드컵 자리의 다동 1지구에는 사무실을 지으려다 지상 15층, 지하 3층의 건물을 지어 대중·전문식당 및 만국식당과 민속주점을 넣기로 했고 공덕동 마포로 구역 전 지구는 당초 업무 판매시설을 하려다 스포츠·레저시설을 하기로 했다.
◇문제점=그러나 서울시가 새로운 스타일의 중규모 다용도건물을 유도한다해도 원칙적으로 토지소유자의 자력개발에 의존하고 토지 주들에게 개발의지와 추진능력이 없다고 판단될 때 채택할 수 있는 제3개발자 지정을 하지 않는 한 재개발이 활성화되기는 어렵다.
이때문에 동자동·양동구역, 남대문·을지로2가 및 서울역에서 서대문에 이르는 의주로 주변 등 꼭 재개발이 필요한 지역의 미관정비가 오랫동안 지연될 염려가 있다.
또 부분적으로 재개발이 시행된 구역의 경우라도 일부지구의 사업이 늦어짐으로써 도로 주차장 공원 등 공공용지 확보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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