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 쫓던 경찰 총에 시민 또 부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3일하오2시쯤 서울충무로2가95의1 뉴 서울 전자오락실에서 경찰에 쫓기던 특수강도범 신재승씨 (22·전과3범 서울상계4동산154)가 오락실관리인을 인질로 잡고 경찰에 저항하다 격투 끝에 붙잡혔으나 갖고있던 극약을 먹고 자살했다.
또 경찰이 신씨를 검거하기 위해 쏜 권총2발의 유탄에 맞아 옆 음식점에 있던 육군 모 부대 군의관 신동진중위(26)가 왼쪽정강이에 관통상을 입었다.
숨진 신씨는 공범 양남기씨(21·전과4범·주거부정)와 함께 지난달14일 하오2시쯤 서울성북동 D사 사장 P씨(54) 집 담을 넘어 들어가 미화7천5백여 달러와 어음5억4천여만원 어치 등 5억6천여만원 어치의 금품을 털어 달아났다가 장물아비가 경찰에 붙잡히는 바람에 추적을 받아왔다.
◇추적=범인 신씨는 3일하오1시50분쯤 최근 도피 중에 대구에서 범행을 해 턴 다이어먼드 반지 등을 처분한 돈을 장물아비 이모씨(27)로부터 건네 받기 위해 공범 양씨와 함께 서울충무로1가25 영화빌딩 2층 신세기 다방에 나타났다.
이때 사전에 정보를 입수하고 이 건물 3층 관리사무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서울 성북 경찰서 형사계 소속 경찰관 3명이 신씨 등이 나타난 것을 확인하고 다방을 덮쳤다.
◇도주=경찰이 들이 닥치자 신씨 등은 길이 25cm가량의 등산용 칼을 휘두르며 날쌔게 다방을 빠져나가 양씨는 회현 지하상가로 도망치고 신씨는 명동 중심가 쪽으로 달아났다.
형사대는 『강도야』 소리를 지르며 신씨를 뒤쫓았으나 신씨는 계속 칼을 휘두르며 인파 속을 뚫고 서울중앙우체국 앞을 거쳐 2백여m쯤 떨어진 중국대사관 쪽으로 달아났다.
신씨는 코스모스백화점 쪽으로 뛰어가다 연락을 받고 출동한 서울중부경찰서 충무로2가 파출소 이종형경장(29)등 2명과 마주치자 옆에 있던 뉴 서울 전자오락실로 뛰어 들었다.
◇대치=신씨는 오락실에 들어서자마자 관리인 최동군씨(52)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뒤따라 들어온 형사대와 맞섰다.
◇검거=신씨가 계속 저항하자 이경장이 차고 있던 45구경 권총을 빼들고 바닥을 향해 공포2발을 발사했다.
그중 1발은 바닥을 맞고 퉁겨 올라 신씨의 넓적다리를 스쳤고 신씨가 총소리에 놀라 멈칫하는 순간 성북 경찰서 형사1명이 전자 봉으로 신씨의 칼을 쥔 손목을 내리치고 다른 경찰관들이 합세해 신씨를 덥쳐 격투 끝에 불잡았다.
◇시민부상=이 경장이 쏜 권총 2발 중 다른 1발은 오락실의 합판 벽을 뚫고 이웃 소공동 뚝배기 집으로 날아가 식사 중이던 신중위의 왼쪽정강이를 관통했다.
신중위는 근처 성모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은 뒤 한양대부속병원에 입원했다.
◇자살=신씨는 격투 끝에 검거돼 수갑이 채워진 채 경찰관들에 끌려 중앙우체국 앞으로 가 미리 대기시켜놓았던 택시에 타는 순간 갑자기 기력을 잃고 혼수상태에 빠져 경찰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시간만에 숨졌다.
경찰은 신씨가 도피 중 경찰에 붙잡히면 극약을 먹고 죽어버리겠다고 말했었다는 애인 이모양 (19)의 말에 따라 신씨가 검거직전 오락실로 뛰어들면서 피할 길이 없는 것을 알고 몸에 지니고 다니던 극약을 먹은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가리기 위해 신씨의 사체를 부검키로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