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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SUNDAY 편집국장 레터] 독수리 6남매의 방중을 통해 본 중국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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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1호 1 면

? VIP 독자 여러분, 중앙SUNDAY 편집국장 이정민입니다.


? 자칭 '독수리 6남매'의 중국 방문은 격렬해져가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정국'에 많은 걸 일깨워줍니다.? 우선 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사드 반대론의 허약한 논리와 아마추어리즘,전략의 부재가 탄로 났다는 점입니다. 김영호·손혜원·김병욱·신동근·박정·소병훈등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 6명은 "사드 문제로 한중 우호관계에 금이 가게 놔둬선 안된다"며 지도부의 만류도 뿌리치고 訪中을 강행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손에 쥐어진 歸路의 성적표는 초라하기 짝이 없습니다. 이들은 베이징에 머무는동안 한중 관계의 장래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눌 어떤 고위층 인사와도 만나지 못했으며 자신들의 입장을 시진핑 정부의 핵심들에게 제대로 전달하지도 못했습니다. 오히려 중국 매체들이 입맛에 맞게 이들의 발언을 선별적으로 보도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이용만 당한 꼴이 되고말았습니다. 판구연구소 주최 토론회 뒤 '북중 혈맹관계 회귀'발언을 한 걸 놓고는 중국측으로부터 공식 항의를 받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지요. 의원외교란 말을 입에 올리기도 민망할 정도입니다.? 이들이 찬밥 대접과 냉대를 예상했다면 과연 중국행을 강행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 중국이 이렇게 나올줄 몰랐겠죠.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이니 중국으로부터 환대를 받거나 최소한 자신들의 주장을 경청하는 모양새라도 취해줄 것으로 기대했을지 모릅니다. 사드 정국속 여론의 스폿라이트를 받으며 지지자들로부터 쏟아질 갈채를 염두에 뒀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건 중국을 몰라도 너무 모른,무지에서 나온 모험주의이자 순진한 착각이었음이 여실히 드러나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들이 중국 방문 전,그리고 귀국한 이후 기자들과 나눈 문답을 보면서 사드 반대가 과연 이들의 정치적 신념과 소신에서 나온 것인지,그리고 동북아 정세를 염두에 둔 외교전략의 고민 속에서 나온 것인지에 대해 강한 의문을 갖게 됐습니다. 주변국과의 관계,동북아 외교라는 틀 속에서 전략적 대안을 내놓거나 사드 반대를 통해 구현하려는 정치적 신념이 뭔지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는 의원을 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이 보다는 사드 반대 여론에 올라타 정치적으로 사드 이슈를 소비하고 있다는 인상만 남습니다. 김종인 대표가 의원총회에서 “당신네들의 지적인 만족을 위해 정당이 존재하는 게 아니다”고 일침을 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 아닐까 싶습니다.


? 사드 반대론자들은 사드 배치는 장기적으로 미국 MD(미사일 방어)체제로의 편입으로 이어지고 한·미·일 동맹의 강화는 중국이 우리에게서 등돌리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반대론을 펴고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제 손으로 제 눈 찌르기'입니다. 중국이 짜놓은 프레임에 우리 스스로 말려드는 꼴이니까요. 중국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한미동맹은 냉전의 산물"이라고 노골적으로 비난하며 한미 동맹 약화를 시도하고 한국이 미·중 사이에서 하나를 택일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선 내정 간섭성 발언도 커지고 있지요. 이런 고압적 자세는 한국을 국가 대 국가의 동등한 관계가 아니라,과거 조공받던 신하의 나라쯤으로 여겨 하대하려는 인식의 산물입니다. 우리 스스로 이런 프레임을 깨고 나와도 모자랄 판에 지레 겁을 먹고 '중국을 화나게 해선 안된다'며 역성을 드는 격이니 이를 보는 중국은 속으로 쾌재를 부르지 않을까요.?? 중국을 잘못 건드렸다간 마늘파동이 재연될지 모른다고요? K팝·K뷰티등 한류의 판로가 막힐까 걱정이라고요? 그렇기 때문에 전략적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중국을 필요로 하는 만큼 중국도 우리를 필요로 하게 만들어야 합니다.다른 어떤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나라,그래서 완력으로 밀어부치지 못하는 작지만 무서운 나라로 만들어야 하는 겁니다. 그리고 당당히 요구해야 합니다."북한의 위협이 해소되지 않는 한 한미동맹을 허물어뜨릴 수 없다. 한반도에서 미 군사력의 증강을 원치 않는다면 북한의 핵 위험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라"고 말이죠. 이런 전략을 다듬고 치밀한 해법을 짜내는 것,그게 외교이고 정치 아닙니까. 그러자면 열정과 공명심을 앞세운 섣부른 모험을 할 게 아니라 중국을 손바닥 들여다보듯이 속속들이 훤히 꿰뚫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실력을 닦고 전략을 가다듬어야 합니다.특히 차기 집권을 갈망하는 수권세력이라면 여론 눈치보기와 인기몰이를 뛰어넘어 국정을 책임지는 자세로 전략적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건 너무도 당연합니다. 더민주가 쳐놓은 '전략적 모호성'이란 방패도 이제 거둬치울 때가 됐습니다.


? 24년전인 1992년 8월24일,한국과 중국이 역사적 수교를 맺었습니다. 이에앞서 1년전인 1991년 양국에 무역대표부가 세워졌으니 한중 관계가 물꼬를 튼지 어느덧 4반세기에 이르고 있습니다. 중앙SUNDAY는 한중 관계 24주년을 되돌아보고 양국 관계에 새로운 도전이 되고 있는 사드 갈등을 해결할 해법을 모색해보는 특집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중국 대사를 지낸 신정승 동서대 중국연구센터 소장,정상기 국립외교원 중국연구센터소장,윤영관 전 외교통상부장관,정영록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류재기 한중문화교류협회장,김태호 한림대 교수,백영서 연세대 교수 등 각 분야의 중국 전문가들이 중국이 사드 배치에 강경대응하는 속 사정과 사드 갈등이 중국의 무역·한류 보복으로 이어질지,사드 문제가 향후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날카로운 분석을 내놨습니다.


? 지난해 일본이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이란 명목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시켜 한·일 갈등을 불러일으켰던 하시마섬,일명 군함도를 김민석 군사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한국인 강제노역의 현장으로 지옥의 군함도로 불렸던 바로 그곳입니다. 일본은 인권탄압이 자행된 한국인 강제노역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한국인 강제 노역이 있었다'는 팻말을 설치하라는 유네스코의 권고를 무시하고 지금까지도 팻말을 걸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또 일제치하 한민족의 영혼의 등불이었던 애국 민족시인 윤동주가 쓸쓸히 옥사한 후쿠오카 구치소도 찾아가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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