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올해도 동해 조업권 중국에 팔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북한이 올해도 서해에 이어 동해의 조업권을 중국 어선들에 팔았다고 복수의 정부 당국자가 11일 밝혔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최근 몇 년간 봄철에는 서해상 꽃게 어장을, 여름 이후엔 동해상에서 오징어 어장의 조업권을 중국 어선에 판매하고 있다”며 “올해는 조업권 판매를 더욱 확대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당국 “연 7500만 달러에 2500척 허용
NLL 인근까지 중국 조업 구역 확대”

북한은 2010년 8월 동해의 조업권을 판매하기 시작했다<본지 2010년 7월 11일자 1면>. 또 2014년 봄에는 우리 해역이 포함된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해상 3곳에 대한 조업권도 중국에 팔았다<본지 2014년 5월 31일자 1면>.

특히 북한은 올해 동해 NLL 인접 지역까지 중국에 조업구역을 확대해준 것으로 정부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다른 당국자는 “이미 중국 어선 900여 척이 동해 NLL 이북에서 조업 중”이라며 “이전에는 나진이나 청진 주변의 어장만 조업을 허용했는데 해마다 조업 허용 면적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동·서해 조업권 판매계약으로 조업에 나서는 중국 어선은 모두 2500여 척에 이르는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들 어선의 조업 대가는 7500만 달러(약 820억원)로 추산된다. 이는 북한이 250여 척 조업에 110억원을 받았던 2010년에 비해 선박은 10배, 금액은 7배 이상으로 늘어난 규모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된 가운데 외화 수입을 늘리려는 차원으로 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어선이 낡고 유류가 부족해 어민들이 바다에 나가 직접 조업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고기를 잡아 판매하기 어렵자 아예 어장 자체를 내주는 방식으로 바뀌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정용수·박성훈 기자 nky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