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올림픽 3연패···진종오는 누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진종오 선수가 10일 오후 (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데오도루 올림픽 사격장에서 열린 남자 50m 권총 시상식에서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진종오는 '집념의 총잡이'다.

고1 때 사격에 입문한 진종오는 이듬해 교통사고를 당해 왼쪽 쇄골이 부러졌다.

그러나 그는 병실에서도 천장에 표적지를 붙여놓고 조준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경남대 1학년 때는 축구를 하다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총을 쏘기 위해 오른손을 들었다 놓기를 수없이 반복하는 사격 선수에겐 치명적이었다.

당시 5㎝짜리 금속핀을 박은 수술 자국이 아직도 어깨에 남아있다.

1년 가까이 재활하다 2002년 경찰체육단에 입단해 재기를 노렸지만 수술 부위에 통증이 심해 장시간 연습이 불가능했다.

진종오는 지난 4월 기자와 만나 "통증이 아직도 남아 있다"면서 "부상 이후 '사격은 60발이
아니라 한 발 한 발로 승부하는 것'이라는 철학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한 때 진종오는 승부처에서 더욱 냉정해지는 성격 탓에 '터미네이터'라 불렸다.

어깨에 박은 금속핀 때문에 공항 검색대에 서면 경고음이 울린다는 소문도 돌았다.

진종오는 "그 정도는 아니다"며 빙긋이 웃었다.

진종오는 리우 올림픽 기간에도 통증과 싸웠다.  평소 주저 없이 한 번에 쏘는 스타일이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어깨가 아파 총을 들었다놓기를 유난히 자주 반복했다.

하지만 '올림픽 3연패'를 목표로 정한 불굴의 총잡이에게 어깨 통증 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리우=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