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비수기에 더 늘어난 주택대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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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주택담보대출 증가세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673조7000억원으로 전달 대비 6조3000억원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한 건 주택담보대출이었다. 7월 한 달간 주택담보대출은 5조8000억원이 늘어난 506조6000억원에 달했다. 월간 증가 폭으론 올 들어 최대 규모다. 여름철이 이사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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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한국은행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거래량이 늘고 대출금리가 하락하면서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김 차장은 “지난해 분양시장 호조로 인한 집단대출의 증가가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 통계에 반영되고 있다”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6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대출금리가 낮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 역할을 하는 신규취급액 코픽스는 6월 기준 1.44%로 5월(1.54%)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지섭 연구위원은 “저금리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에 부동산 투자에 자금이 몰리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7월 5조8000억, 올 최대폭 증가
하남·화성·김포 공급 과잉 우려도

하지만 지난해 이후 아파트 분양이 늘면서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사강변도시가 있는 하남시와 동탄2신도시가 조성되고 있는 화성시, 한강신도시가 들어선 김포시 등이 대표적이다. 이날 닥터아파트가 경기도 아파트 입주물량과 시군구별 주민등록 세대수(2014년 기준)를 비교 분석한 결과 세대 수 대비 입주물량이 가장 많은 지역은 하남이었다. 하남 입주물량은 9.8%다. 이는 100세대당 연간 입주물량이 9.8가구라는 의미다. 경기도 전체 평균(2.1%)을 크게 웃돌았다.

그 뒤로 동탄2신도시 입주 물량이 몰린 화성(6.9%), 한강신도시의 김포(5.2%), 시흥(4.5%), 광주(4.0%) 등의 순이었다. 화성·김포·시흥·용인의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5927가구에서 2018년에는 4만7404가구로 늘어난다. 이 때문에 입주 수요를 채우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성희·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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