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열었지만 "동상이몽"|여야 총무가 말하는 원내 전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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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모든 정치 현안을 원내로 수렴하고 모처럼 맞이한 경제 호기를 국회 차원에서 뒷받침하는 국회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세기 민정당 총무는 이처럼 이번 임시 국회의 목표를 밝히면서도 『야당이 다른 계산을 갖고 있기 때문에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걱정도 함께 피력했다.
-이번 임시 국회는 소집에는 쉽게 합의됐으나 양당의 속셈은 너무 다르군요.
『토론을 하든 싸우든,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여야가 국회 내에 머무르기를 바라는게 국민의 여망 아닙니까. 이러한 국민의 뜻을 받아들인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거리에 나가 정국을 어수선하게 만드는 것을 염려스럽게 생각하는 국민들의 시선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되겠죠.』
-이렇게 전도가 불투명한 이번 국회를 어떤 원칙으로 이끌어갈 계획입니까.
『국회는 기본적으로 의회주의의 원칙에 따라 운영돼야죠. 의회주의 원칙이란 대화와 타협의 정신, 다수결주의, 그리고 정치는 완승주의가 아닌 「차선의 예술」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민정당은 야당의 주장을 수용하고 인내하면서 설득을 해나가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원만한 국회 운영을 위해서는 결국 타협을 해야할텐데 민정당도 무슨 「선물」을 준비해야 되지 않습니까.
『내 입장에서 지금 무슨 선물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야당이 자제하고 의회주의 원칙에 따라온다는 것이 선행돼야죠.』
-헌법 관계 특위는 어떻게 처리할 생각입니까.
『신민당이 연내에 개헌을 한다는 조건이 아니면 특위고 뭐고 생각 없다는 식으로 나오니 원천적으로 문제가 있는 실정입니다. 우리 입장은 헌법 특위를 공동으로 구성해 여기에서 서로의 이견을 조정해나가자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견 조정의 대상으로 개헌 시기도 포함됩니까.
『그것은 아닙니다. 88년 이전에는 개헌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합니다. 민주주의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합니다.
즉 이견을 좁혀 가는 과정 자체가 중시돼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명칭이나 구성 비율도 마찬가지입니까.
『저쪽에서 연내 개헌 조건이 안되면 안 된다고 나오는데 지금 무슨 얘기를 하겠습니까. 뭔가 분위기가 익어 갈 때 이쪽 「안」도 나오는 것 아닙니까.』
-국회법은 꼭 처리할 계획인가요.
『분명한 것은 민정당이 발표한 내용은 어디까지나 「민정당 안」이라는 사실입니다.
즉 야당 측과 협의를 거쳐 처리하겠다는 겁니다. 야당도 의사당에서 폭력이 다시 있어서는 안 된다는 공동 인식을 갖고 대안을 내길 바랍니다. 그러면 기소 의원들에 대한 정치적 절충도 가능해지고요』
-신민당 측이 끝내 반대한다면 단독 처리라도 할 작정입니까.
『현 단계에서 단독 처리 운운하는 것은 시기 상조입니다. 정치가 「차선의 예술」인 이상 현재 이러 이러니까 앞으로 이럴 것이다라고 단정하는 것은 무리죠. 앞으로도 「단독」이라는 용어는 거론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당내 일부에서도 회의가 없지 않던데요.
『절대 그런 일이 없습니다.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한때 괜히 걱정을 했던 것이겠죠.』 <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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