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관영언론, 한국 야당 의원들의 방중 대대적 보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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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 6일자 1면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가 6일 더불어민주당 의원 6명이 8일 중국을 방문한다는 소식을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에 반대하는 의원이 방중에 앞서 집중 공격 당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는 “의원들의 소통을 위한 방문이 정부 관원, 집권당과 언론으로부터 ‘매국행위’ ‘국제적인 웃음거리’ ‘한국 외교정치의 치욕’ 등의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방중을 주도한 김영호 의원이 “개인의 비정당 명의의 방문”이라고 강조했음에도 한국은 격렬하게 반발했다고도 지적했다.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의 “이번 방문이 성공하면 중국의 ‘중화사상’ 외교가 승리한 것으로 한국 외교와 한국 정치의 치욕”이라는 발언도 소개했다.

환구시보는 ‘더민주 소병훈 의원이 “사드 배치는 타당하지 않다. 중국의 반대 이유를 확인하고 한국 국내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일당백으로 용감하게 나선 것이다. 한국 국민의 사드 배치 반대 의견을 미국에 전달하겠다”는 손혜원 의원의 발언도 전했다.

한편 소병훈 의원은 “나는 환구시보와 어떤 통화도 적이 없다”고 해명한 뒤 “중국 언론이 마치 우리에게 직접 들은 것처럼 보도했으면 큰일이다. 중국에 가서 언론들에게 ‘우리를 이용하지 말라’고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같은 기사에서 지난 4일 한국 국방부 대변인이 사드가 포착한 북한 미사일 정보를 일본과 공유할 수 있다는 발언을 소개하며 “중국을 향한 분명한 도발”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기관지 중국청년보는 7일 롼쭝쩌(阮宗澤) 중국국제문제연구원 부원장을 인용해 “사드가 한국에 냉전의 유령을 데려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리둔추(李敦球) 저장(浙江)대 한국연구소 연구원가 제시한 문화, 관광 영역을 시작으로한 전면적 경제제재와 전파 간섭 등 군사 반격조치 등 다섯 가지 제재 방안도 소개했다. 하지만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6일과 7일 사드 관련 기사를 전혀 싣지 않았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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