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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대학생이 쓴 수포자 교재 ‘오른다 곽선생’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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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다 곽선생’

얼핏 들으면 일종의 주문 같기도 하고, 이름 앞에 붙는 호 같기도 하다. 올해 1월부터 판매된 『오른다 곽선생』 은 페이스북을 중심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TONG청소년기자단 왕십리지부 기자 여러명이 재학 중인 무학여고는 한양대와 인접한 덕분에 한양대 기계공학과에 재학 중인 저자(이하 곽 선생님)와 『오른다 곽선생』에 대한 소문을 많이 들어 볼 수 있었다. 수능 수학 6등급이었던 그가 독학으로 재수해 한양대 공대에 붙었다는 것, 어느 대학에도 원서 낼 실력이 못 됐던 동생을 자신이 만든 교재로 가르쳐 92점으로 끌어올렸다는 것. 그것이 입소문이 나 이후 500여 명을 가르친 '한양 공대 과외의 전설'이라는 것 등이다.

그 진실을 확인하기 위해 '오른다 곽선생' 및 한양대 교육창업동아리 '자수성가' 대표를 겸하고 있는 곽 선생님을 만나봤다.

'오른다 곽선생'의 저자

-여동생을 위해 교재를 썼다던데요.
“네. 독학으로 재수를 한 동생은 현역 수능에서 수학이 7등급이었고, 기초도 안 잡힌 상태였어요. 맨땅에 헤딩하듯 공부를 시작하다 보니 뭐부터 해야 할지 감도 잡지 못했죠. 그래서 힘들어하는 동생을 위해 직접 교재를 만들어 가르치기 시작했어요. 그게 ‘오른다 곽선생’ 교재의 시초예요.(웃음)"

-결과가 좋았다고요.
"네. 동생은 재수 수능에서 92점을 받았어요. 동생을 통해 제 공부법이 옳다는 것이 증명되고 나니 수학을 힘들어하는 또 다른 학생들에게도 도움을 주고 싶더라고요. 사실 저는 시중에 중하위권을 위한 문제집은 없다고 생각해요. 대부분이 딱딱한 개념 몇 줄과 다량의 문제들로 구성된 최상위권 위주의 교재죠. 저 또한 독학 재수를 했고, 기초도 제대로 몰랐기 때문에 개념부터 확실히 차근차근 알려줄 수 있는 문제집이 필요했어요. 하지만 수준에 맞는 교재를 찾지 못해 꽤나 애를 먹었죠. 그래서 저 같은 학생들을 위한 문제집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한 줄기 빛이 되는 그런 책이요.(웃음)”

-책을 쓸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는요.
“사교육을 대체하는 책을 만들겠다고 생각하면서 썼어요. 모든 개념을 자세히 풀어서 설명하고, 문제에서 각각의 개념들이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친절하게 설명하려고 애썼죠. 학생들이 책 속에 마치 선생님이 있는 것처럼, 책에 인격이 있는 것처럼 느꼈으면 했어요."

"학원은 도움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다니는 곳이지 자신의 모든 공부를 의지하는 곳이 아니에요. 하지만 학생들은 대부분 학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려고 하죠. 자기 실력도 모르고, 부족한 부분도 모르고,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학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는 힘들어요. 그래서 저는 학생들이 제 책을 통해서 의존하는 공부가 아닌 주체적인 공부를 했으면 해요. 자신을 알아가는 그런 공부요."

"또 학생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려고 많이 노력했어요. 그 점이 다른 책들과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아요. 공부를 하다보면 힘들고, 지치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많잖아요. 그래서 책 중간 중간에 동기부여를 위한 글을 넣었어요. 학생들에게 제 바람처럼 정말로 동기부여가 됐으면 좋겠네요.(웃음) "

-수학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개념이죠. 최상위권이 아니고서는 모두 개념부족 때문에 성적이 오르지 않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제 수업도 교재도 모두 철저한 ‘개념중심’이죠. 심하다 싶을 정도로 손으로 개념을 쓰고 이해하게 만들기 때문에 ‘이렇게 개념만 해도 충분할까’라는 의심을 품을 수도 있지만, 제 공부 방법을 따른 친구들은 거의 모두 놀라울 정도로 성적이 올랐어요.”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저는 사실 수능 점수로 대학을 간다는 것도 고2 때 처음 알았어요. 그만큼 학창시절 공부와는 담을 쌓고 살았죠. 중고등학교 때도 줄곧 성적이 하위권이었고, 선생님들께 무시받기 일쑤였어요. 그래서 공부와는 점점 거리가 멀어졌죠. 과거의 저처럼 하위권 학생들은 모두 공부 상처가 크고, 그 상처를 치유하려면 많은 격려가 필요해요."

"하지만 하위권 학생들이 공부에 대한 의지를 내비치면 무시당하거나 웃음거리가 되기 쉬워요. 제 경우에도 명문대를 가겠다고 선전포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응원 보다는 '네가 되겠냐'는 식의 비웃음이었고요. 이렇게 되면 아무리 굳게 결심한 학생들이라도 의욕을 잃거나 흔들리기 쉽고, 포기하게 돼요. 저는 저를 비웃었던 사람들의 판단이 틀렸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어요.”

'오른다 곽선생' 교재 속 친절한 도표와 그래픽은 직접 만든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해 몇 배나 더 힘들었을 것 같아요.
“하루에 15시간 정도 공부했어요. 자는 시간, 먹는 시간 빼고 모두 다요. 하지만 힘들진 않았어요. 얼렁뚱땅하면 유혹당하기도 쉽고 힘들지만 최선을 다하면 힘들지 않아요. 정말로요.(웃음) 즐기게 되죠. 공부한 만큼 결과가 나오니 즐거워서 더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하위권 학생들이 주변의 부정적인 반응에 포기하지 않고 마음을 다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변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자기중심’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해요. 만약 누군가가 ‘너는 안 돼’라고 말한다면 그건 그 사람이 자신이 해낼 자신이 없어서 여러분도 못한다고 단정 짓는 것 뿐이에요. 그러니 누군가가 여러분의 결심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해도 ‘너는 몰라도 나는 된다.’라는 마음가짐을 가지세요. 여러분을 증명하는 건 자기 자신이지 그 사람들이 아니니까요."

-하고 싶은 일을 대학교에 와서 찾으셨다고요.
“저는 꿈이 있어서 공부한 건 아니었어요. 명문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교를 가면 그만큼 나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이 생기고, 사회가 나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진다고 생각했죠. 그 생각 하나로 독하게 공부했죠. 대학교에 오고 나서야 제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노력 끝에 찾을 수 있었어요."

"요즘 학생들은 고등학생 때 꿈을 정하고 거기에 맞춰서 진학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은데, 저는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제약이 많은 고등학생들에 비해 대학생들은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가 더 많거든요. 대학에서 많은 경험을 통해 꿈을 정하는 게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그러니 꿈을 찾지 못해서 공부를 안 한다는 말은 통하지 않는 거죠.(웃음)”

-앞으로 ‘오른다 곽선생’이 나아갔으면 하는 방향이 있다면.
“청소년들이 가장 좋아하는 교육 브랜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또 사교육을 대체해서 경제적 어려움 없이 공부했으면 좋겠고요. 저는 학생들이 ‘오른다 곽선생’을 통해서 단순히 성적만 올리기 보다는 그 과정 속에서 자기 성장을 이루어내는 단계까지 발전했으면 좋겠어요. ‘오른다 곽선생’이 학생들의 인생 전반에 자양분이 되는 기회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아요. (웃음)"

-마지막으로 청소년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려요.
“자기중심을 잘 잡으세요. 남들이 하는 걸 따라가는 게 아니라 진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확고한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세요. 그리고 하고자 하는 일이 있다면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가치관과 행동을 따라해 보세요. 공부도 마찬가지고요. 또 모든 일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자만이 이루어내니,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한다면 이뤄내지 못할 일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을 가능하다고 믿는 여러분이 되기를, 또 모든 일이 가능해질 여러분이 되기를 바랄게요.”

(영상) 곽선생님이 알려주는 수학 공부법

곽선생님을 인터뷰하며 ‘오른다 곽선생’의 명성은 허황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고민과 연구 끝에 탄생한 교재이고, 청소년들이 단순한 공부를 넘어 자아 성장을 하길 바라는 곽선생님의 뜻이 담긴 교재이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이 찾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아가 한 분야에서의 ‘성공’은 철저한 노력 끝에 이루어진다는 것을 한 번 더 배울 수 있었다. 지금도 큰 꿈을 품고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해나가고 있는 곽선생님의 행보를 더욱 기대해본다.

글=김하림(무학여고2)·최지아(무학여고3) TONG청소년기자 왕십리지부
사진·영상 제공=오른다 곽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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