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인구 60만명 늘어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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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4일 경제기획원이 발표한 85년도 인구 및 주택 센서스 잠정결과에 따르면 그 동안의 산아제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라나라의 인구는 매년 울산시(55만 1천명) 보다 큰 도시가 하나씩 생겨나는 속도로 늘고있다.
이처럼 늘어나는 인구에 식량과 주택·의복을 제공하고 최소한의 문화적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기 위해 우리는 매년 7%의 경제성장을 이룩해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쫓기고 있는 셈이다.
더우기 70년대 후반까지 감소추세를 보여 75∼80년에 7·9%로 떨어졌던 인구증가율이 80∼85년에는 8·1%로 오히려 높아져 경종이 되고 있다.

<서울서 23.8% 살아>
한정된 국토에 인구는 빠른 속도로 늘기 때문에 인구밀도(1평방㎞당 인구수)는 80년의 3백 78명에서 85년에는 4백 8명으로 많아져 방글라데시(7백 2명), 바레인(6백 92명), 대만(4백59명)에 이어 세계 제4위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그 동안의 산업화 과정에서 계속 지적돼온 도시의 인구집중 현상은 더욱 심화되어 주택부족 등 심각한 문제를 던지고 있다.
80년까지만 해도 전국 40개 도시의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7·3%이던 것이 85년에는 도시의 수가 50개로 불어나면서 인구의 비중도 65.4%로 높아졌다.
특히 서울·부산·대구·인천 등 인구 1백만명 이상인 4대도시의 비중이 80년의 38%에서 85년에는 41%로 높아졌고, 서울의 인구는 9백 64만명으로 1천만에 육박, 전체 인구의 23·8%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 5명중 2명은 4대 도시에, 그중 1명은 서울에 살고 있는 셈이다.
인구집중에 따라 서울시의 인구밀도는 80년의 1만 3천 7백 74명에서 85년에는 1만 5천 9백 33명으로 늘어 인구밀도에서 파리(2만 1천 1백 20명·76년), 동경(1만 4천 1백 5명·80년), 대판(1만 2천 5백 53명·80년)등과 어깨를 겨누고 있다.
그러나 지난 5년간 서울시 인구증가율은 15·3%로 75∼80년 사이의 증가율 25·4%에 비하면 크게 둔화됐다.
반면 교통·통신시설의 정비에 따라 서울 주변의 수도권역에 대한 인구집중 현상은 더욱 두드러져 부천시는 1백 6%, 안양시는 42·6%, 인천시는 28%가 늘었으며, 경기도 전체의 인구도 24·5%의 증가를 나타냈다.

<부천시 백 8% 늘어>
이밖에 공업단지로 부각된 창원시와 개발붐이 일고 있는 천안시의 인구도 각각 55·4%와 41·1%씩 늘었다.
인구로 본 우리나라의 10대 도시는 ①서울 ②부산 ③대구 ④인천 ⑤광주 ⑥대전 ⑦울산 ⑧부천 ⑨마산 ⑩성남으로 특히 인구증가율이 높았던 부천은 80년의 15위에서 마산을 제치고 8위로 뛰어 올랐다.
지난 5년 새 4대 도시의 인구증가율은 서울이 15·3%, 인천이 28% 증가한 외에 부산이 11·3%, 대구가 14·6%로 대도시의 과밀화 현상을 더울 심화시켰다.
도시, 특히 수도권 인구의 비대화는 필연적으로 지방인구의 감소를 초래, 경북이 5년간 5·3% 줄어든 것을 필두로 전북 3·8%, 강원3·6% 충북 2·3%, 전남 0·8%의 절대 인구 감소를 가져왔다. 충남·경남·제주는 절대 인구가 늘기는 했으나 증가율은 전체 인구증가율 8·1%에는 훨씬 못 미쳤다.
군별로는 총 1백 41개군 중 수도권 또는 공단에 인접한 14개군 만이 인구가 늘었고 나머지 1백 27개 군은 모두 감소했다.
인구의 남녀 비율은 남자가 2천 28만 1천명인데 비해 여자는 2천 18만 6천명으로 80년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남자의 수가 0·5%, 9만 5천여명 많았다.
그러나 서울·부산·대구, 그리고 제주도는 여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도는 전통적으로 여자가 많은 곳이고 서울 등 대도시는 개인서비스업, 음식·숙박업 등이 많이 집중돼 있어 이에 종사하는 여자인구가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경북은 5·3% 줄어>
서울시는 강북인구의 강남 이주·신규유입 인구의 강남 정착 추세로 강북지역 10개구의 인구가 80년의 4백 98만 1천명에서 85년에는 5백 21만 9천명으로 4·8%증가에 그친 반면 강남 7개구의 인구는 3백 38만 2천명에서 4백 42만 6천명으로 30·8%나 증가, 강북대 강남의 인구비율이 60대 40에서 54대 46으로 균형에 접근했다.
강북 인구는 중심지인 중구의 인구가 12·5% 감소한 것을 비롯, 종로구 9%, 서대문구 3·5%, 용산구 2%, 성북구 0·8% 등 5개구의 절대인구가 감소했고, 나머지 인구도 은평구를 제외하고는 전체 서울인구의 증가율에 못 미치는 상대적 감소를 보였다.
이에 비해 강남지역은 강동구가 73·3%, 강남구 62·6%, 강서구 34·5%, 구로구 20·3%로 4개구가 대폭 늘었다. 그러나 관악구(10·9%), 영등포구(3·4%), 동작구(3·3%)는 상대적으로 증가 둔화현상을 보여 주목을 끌었다.
이번 센서스에서 나타난 또 하나의 두드러진 현상은 핵가족화 추세에 따른 가구수의 증가와 세대 당 가구인원의 감소, 그리고 주택 부족현상의 심화다.
85년의 가구 수는 9백 57만 5천 가구로 80년에 비해 20·2% 늘었다. 같은 기간의 인구증가율이 8·1%인데 가구수가 이처럼 늘어난 것은 핵가족화의 급속한 진행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같은 기간 가구당 인원수는 4·7명에서 4·23명으로 줄었다.
핵가족화 현상이 좋으냐, 나쁘냐는 한마디로 얘기할 수 없으나 세계적 추세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주택 수는 6백 27만 4천동으로 80년에 비해 18%인 95만 6천동이 늘어났다.
그러나 핵가족화에 따른 가구수의 증가와 대도시 인구집중으로 주택부족 현상은 더욱 심화되어 주택당 가구 수는 80년의 1·49가구에서 85년에는 1·53가구로 오히려 늘었고, 특히 대도시에서의 주택부족은 더욱 심해 서울·부산·대구의 3대도시에서는 1주택에 2가구가 살아야될 형편이다.

<핵가족화로 주택난>
그러나 도시 이외의 지역에서는 주택당 가구수가 1·14가구로 1가구 1주택에 접근하고 있다. 주택사정이 어려운 도시는 서울·부산·대구 외에 성남시(주택보급률 44·8%)·부천(49·6%)·마산(49·8%)·의정부(50·5%)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안동·영천·금릉·남원 등 4개군은 주택보급률이 1백%가 넘어 주택이 남아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성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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