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고증 없는 청계천 복원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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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청계천 복원 시민위원회 역사문화분과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영주(57.사진)씨가 청계천 복원 사업이 '새 물길 만들기' 또는 '청계천의 새로운 파괴'수준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청계천 복원 시민위원회는 청계천 복원과 관련해 전문가 자문과 시민의견 수렴의 기능을 맡고 있는 조직. 그중 역사문화분과 위원장인 김영주씨는 소설가 박경리씨의 딸이자 시인 김지하씨 부인으로, 토지문화관 관장을 지내고 있다. 토지문화관은 청계천 복원사업 착공 이전부터 복원과 관련해 세미나를 여는 등 이 부분에 대한 지속적인 활동을 벌여왔다.

김위원장은 21일 "역사문화분과는 서울시가 제시하는 기본설계안에 대해 앞으로 복원 과정에서 문제가 될 부분을 고쳐나가자는 단서를 붙여 인정해 줬다"며 "그러나 착공이 되자 역사문화분과가 건의를 하면, 서울시는 계속 '아무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위원장에 따르면 언론에 '광교와 수표교가 복제된 모습으로 청계천에 들어선다'는 내용이 보도돼 이에 대해 해명을 요구했는데 정작 서울시는 "우리도 모르는 일"이라고 설명했다는 것.

이에 따라 역사문화분과는 20일 성명을 발표하면서 '역사 흔적의 원형 원위치 복원'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저지운동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심지어 14명 위원 전원 사퇴와 기자회견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청계천 복원관리담당관 안준호 과장은 "시의 기본 입장은 9월 18일까지 진행될 실시설계 과정에서 시민위원회의 의견을 반영하고 지적된 문제점을 고쳐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홍수현.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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