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노회찬·심상정 나서도 안 풀리네…'메갈리아' 늪에 빠진 정의당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중앙포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가 인터넷 커뮤니티 ‘메갈리아’ 논쟁을 둘러싼 당내 갈등과 관련해 “당은 중립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지만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일부 당원들은 “인내심이 한계에 달했다”며 탈당 행렬을 이어가는 등 당내 갈등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노 원내대표는 1일 오전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정의당 내부에서 벌어지는 메갈리아 논쟁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지금 메갈리아 반대와 친메갈리아로 나뉘어있는 이 상황 자체가 우리 사회가 성평등 의식을 높이고 양성차별을 해소하는, 더 나은 사회로 나가는 과정의 진통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노 원내대표는 “정당이라는 조직이 어느 한쪽에 확실하게 서는 것이 사태를 해결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며 메갈리아에 대한 찬반 어느 쪽에도 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정의당 홈페이지의 당원 게시판은 노 원내대표의 발언을 비판하거나 옹호하는 글로 들끓었다. 비판 대열에 선 목소리가 더 많았다. 이들은 ‘메갈리아는 정상적인 페미니즘이 아닌데, 당이 무조건 감싸려고만 한다’며 당에 대한 실망을 호소했다.

‘강현구’라고 밝힌 한 당원은 “최근 당원들에 대한 훈계질, 탈당 종용, 그리고 여성 문제가 심각하지만 메갈리아에는 동의하지 않는다는 당원들에게 ‘반페미니스트’라고 낙인찍는 것까지. 과연 정의당이 진보적 시민이라면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정당인지, 서로 논쟁하더라도 상대의 입장을 존중하고 당원 간의 합의를 거쳐 당론을 정하는 민주적 정당인지 의심스럽게 합니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당원은 “노회찬 의원님 인터뷰, 잘 봤습니다. 바람직하지 않은 짓 요구하던 당원은 탈당합니다”라며 탈당 의사를 밝혔다.

반면 노 원내대표의 발언을 비롯해 당의 입장을 옹호하는 게시글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이번 논란은 지난달 19일 온라인 게임에 출연하는 성우 김모씨가 ‘남혐(남성 혐오)’ 사이트로 알려진 메갈리아의 판매용 티셔츠를 입고 사진을 찍었다는 이유로 교체되면서 촉발됐다. 하루 만인 지난달 20일 정의당 문화예술위원회가 ‘해당 업체의 결정은 부당하고 노동권을 침해했다‘는 요지의 논평을 발표하자, 일부 정의당원들은 ’당이 메갈리아를 옹호한다‘며 해명을 촉구하며 당내 갈등으로 확산됐다. 지난달 29일 심상정 상임대표가 단합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내놨지만 일부 당원들은 탈당계를 제출하는 등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