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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채용, 지난해 절반도 안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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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취업대란'이다.

중앙일보와 채용전문업체 리크루트의 공동 기획조사 결과, 주요 기업 1백39개사의 올 하반기 채용규모가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 연간으로도 27.3% 감축이다.

◆채용취소 속출=1백39개사 중 구체적인 채용계획을 세운 곳은 87개사. 그나마도 대부분 채용 규모를 크게 줄였다. 아예 채용계획이 없는 곳도 30개사가 넘는다. 당초의 채용계획을 전면 재조정한 기업도 적지 않다. 지난해 1천5백명을 선발한 롯데백화점이 올초에 수립한 연간 채용인원은 1천명이다.

그러나 '인원 미정'으로 계획을 수정했다. 상반기에 겨우 50명만 뽑았으며 하반기에는 현재 1백명 채용계획만 있을 뿐이다. 한미약품 역시 올 가을께 대졸자 50명을 공채하려 했으나 채용취소로 계획을 바꿨다.

◆그나마도 수시 채용=대기업의 고전적인 일자리 창출은 공채다. 그러나 공채로 뽑는 인원은 34개사, 2천6백89명뿐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전체 채용규모 5천7백여명의 절반도 안된다. 대부분 수시 채용하거나 결원 때 충원하는 정도라고 밝히고 있다.

KT의 경우 연구개발과 신사업개발 분야에서만 3백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이 회사 인사담당자는 "통신시장이 과포화 상태"라며 "회사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분야만 채용한다"고 말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 연간 2천명 남짓을 선발할 계획인 삼성전자도 방식은 수시채용이다. 상반기에 1천명을 뽑은 LG전자도 하반기 예정인원 8백명을 수시채용 형식으로 충원할 방침이다.

◆업종별로 희비 교차=전기.전자업계는 불확실한 경기전망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채용인원에 변동이 없다.

삼성전기 김기현 인사담당자는 "불황기 때 역으로 사업확장 및 인원확충을 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업계는 맥을 못추고 있다.

정보기술(IT) 업계의 경우 조사대상 13개 기업의 하반기 채용인원은 예년에 비해 절반이나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으로도 40.6%나 줄어들 전망이다. 유통업계도 마찬가지다. 내수시장 악화로 LG홈쇼핑 등 큰 업체들이 잇따라 하반기 채용을 취소하고 있다.

건설업종은 수시채용으로 필요한 인원만 뽑아 쓴다는 복안이며, 자동차업계와 금융업계는 하반기 경기상황을 관망 중이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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