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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레터] 녹슨 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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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나쁘다는 건 누구나 다 느끼고 있습니다. 날을 정해 발표되는 각종 경제지표는 그 느낌을 구체적으로 각인시켜 줍니다. 오늘 한국은행에서 나온 0.7%라는 2분기 GDP 성장률이 그렇습니다. 지난 1분기 성장률 0.5%에 비해선 다소 높습니다. 한은의 올해 전망치 2.7%를 맞추려면 남은 3, 4분기 성장률은 연속해 0.7%를 웃돌아야 합니다. 비관적인 시각이 만만찮은 가운데 주목을 끄는 게 플러스로 반전한 수출과 소비입니다. 진짜 봄이 온 건지, 성급한 제비 한 마리가 휙 지나가고 만 건지는 불분명합니다.

멀리 날아가 버릴지 모를 그 제비를 붙잡으려고 정부가 희한한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발상지 일본에서도 한물간 종합상사에 대한 금융·세제 지원입니다. 수출을 늘리기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지닌 종합상사를 활용하자는 취지입니다. 종합상사는 1970~80년대 무역입국을 상징하는 존재였습니다. 그러다 2009년 제조업체들의 무역역량이 강화되면서 정부 지정제도가 폐지됐습니다. 그 뒤 종합상사들은 자원개발, 인프라 투자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추구해 왔습니다. 이걸 다시 수출 전선에 내세우자는 건데, 아무래도 녹슨 칼 꺼내든 건 아닌지요. 게다가 종합상사는 대개 재벌 계열이어서 특혜 시비가 일 수도 있습니다. 일본 이토추가 잘나간다지만, 자회사 매각 등 특별이익 덕분이 큽니다. 세계최초의 종합상사 미쓰이물산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를 냈습니다. 다른 종합상사들도 채산 맞추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미국 공화당에 이어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가 삐걱거린다는 소식입니다. 경선 기간 중 당 지도부가 편파적으로 클린턴을 지원했다는 폭로가 나오면서입니다. 컨벤션효과를 톡톡히 누린 트럼프와 달리 클린턴은 되레 흔들리는 양상입니다. 잘 준비된, 역량 있는, 대통령의 자격을 갖춘… 클린턴에게 흔히 붙는 수식어들이지만, 대중에겐 되레 거부감을 주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또 과거 진보적 이미지의 클린턴이 지금은 월스트리트 기득권층의 대변인으로 매도당하기도 합니다. 오바마의 지원을 받는 그가 어떻게 난국을 돌파할지, 28일로 예정된 후보 수락연설을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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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에선 언론탄압과 지식인 검거선풍이 일고 있습니다. 언론인 42명에게 체포영장이 발부됐고, 교수 등 지식인 31명이 검거됐습니다. 반란세력에 동조했다는 혐의라 합니다. 실패한 쿠데타는 에르도안에게 철권통치의 카펫을 깔아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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