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가정 출신 케인…러스트 벨트 공략에 강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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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용적이고 신뢰감이 높지만 민주당에 활력을 불어넣긴 어렵다.”(뉴욕타임스·NYT)

힐러리 왜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나
경합주 버지니아주 현역 상원의원
미 언론 “일하기 편한 부통령 골라”

“리버럴(진보주의자)은 아니지만 블루 독(민주당 내 중도보수파)도 아니다.”(정치 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

미국 대선 민주당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로 지명된 팀 케인(58) 상원의원에 대한 미 언론의 평가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케인을 러닝메이트로 선택한 데는 크게 두 가지 분석이 나온다.

우선 케인이 노동자 출신 가정에서 자라 승부처인 미시간·오하이오·펜실베이니아 등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 지역에서 강점이라는 점과 함께 일하기 ‘편한’ 부통령을 골랐다는 게 미 정치 전문가와 언론의 지적이다.

미주리대와 하버드대 로스쿨을 나와 민권 변호사로 활동한 케인은 순탄한 정치 이력을 쌓아왔다.

스스로 지루한(boring) 사람이라고 평할 정도다. 철강 노동자 출신인 아버지를 둔 그는 1994년 리치먼드 시의원으로 공직을 시작했고 리치먼드 시장(98~2001)·버지니아 주지사(2006~2010)를 지냈다.

주지사 퇴임 후 2009~2011년 민주당 전국위원장을 지냈고 2013년 상원의원(버지니아)에 당선됐다.

케인의 가정사와 정치적 궤적을 감안할 때 클린턴에게 케인 카드는 경합주(swing state)인 러스트벨트와 버지니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제공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케인의 부인 앤 홀튼은 버지니아주 교육장관이고, 홀튼의 아버지는 버지니아 주지사를 지냈다. NYT는 “케인이 스페인어를 유창하게 구사해 히스패닉 유권자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장점도 고려됐다”고 보도했다.

허핑턴포스트는 ‘대통령 선거 승리를 위한 부통령’이 아니라 ‘대통령 당선 후 편하게 업무를 하기 위한 부통령’을 골랐다고 분석했다. 클린턴 캠프 선대위원장인 존 포데스타는 “오벌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 아무 때나 들어와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부통령을 고르자”고 제안했다고 한다.

케인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역점 사업인 건강보험개혁의 지지자이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지지한다. 이 점은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도널드 트럼프의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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