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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주말에 뭐 볼래?… 좀비 블록버스터 '부산행' vs 역사 스릴러 '71:벨파스트의 눈물'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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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볼만해?
지금 영화관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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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부산행' 스틸컷]

부산행 

감독 연상호

각본 연상호, 박주석

출연 공유, 정유미, 마동석, 김수안, 김의성, 최우식, 안소희

촬영 이형덕 조명 박정우 특수분장 곽태용 음악 장영규

장르 액션, 스릴러 상영 시간 118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7월 20일

줄거리
석우(공유)는 딸 수안(김수안)과 함께 별거 중인 아내가 사는 부산으로 향한다. 그들이 탄 KTX에는 임산부 성경(정유미)과 남편 상화(마동석), 고교 야구부 등 다양한 승객이 탑승해 있다. 그 시각,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전국적으로 퍼져 나간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한 소녀를 시작으로, KTX 안은 이내 좀비가 우글대는 아수라장으로 변한다.

별점 ★★★☆
한국 영화계에 ‘좀비 블록버스터’라는 새로운 가능성이 열렸다. 일단 여름용 블록버스터로써 제 역할을 다하는 영화다. 좀비 떼를 파괴력 있게 그린 점이 주효했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자가 좀비로 변하는 시간, 인간을 향해 달려드는 움직임 등 좀비와 관련한 모든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르다.

그야말로 한눈팔 새가 없다. 여기에 브레이크 없이 내달리는 열차의 운동 에너지가 스릴을 더한다. 좁고 긴 공간을 활용해 갖가지 방법으로 좀비 떼를 뚫고 전진하는 쾌감을 안기는 연출도 호기롭다. 이 과정에서 마동석이 연기한 상화가 단연 돋보인다. 정감 가는 액션 히어로의 활약이 환호성을 부른다.

장르적 쾌감만 전달했다면 매력이 덜했을 것이다. ‘부산행’은 재난영화에서 보편적으로 다루는 윤리적 딜레마를 매력적으로 다룬다. 열차에 오른 다양한 연령·계층의 사람들에게는 ‘살아남아야 한다’는 공통 목적이 주어진다.

누군가가 살기 위해선 또 다른 누군가의 희생이 불가피하다. ‘내가 옳다고 믿는 가치는 모두에게 선(善)인가. 타인에 대한 선의는 어디까지 발휘될 수 있는가.’ 연상호 감독은 좀비로 빚어낸 스펙터클 그 너머의 인간 본성에 주목한다.

동시대 이슈를 환기하게 하는 힘 역시 뛰어나다. 봉준호 감독의 ‘괴물’(2006) 속 괴생명체가 한국 사회를 바라보는 프리즘이었다면, 10년이 지난 지금은 좀비가 그 역할을 이어받았다. ‘부산행’이 보여 주는 재난은 현재 한국 사회의 공포와 불안을 형상화한 것에 다름 아니다.

열차 밖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중계하는 뉴스 화면은, 재난 사태들을 거치며 우리가 느꼈던 분노와 무력감을 상기시킨다.

소수의 생존자가 남은 지점부터 속도감이 급격히 떨어지며 신파 정서가 짙게 드리우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하지만 한국 장르영화에 전에 없던 가능성을 보여 줬다는 점을 더 높이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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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71:벨파스트의 눈물' 스틸컷]

71:벨파스트의 눈물 

감독 얀 디맨지

출연 잭 오코넬, 샘 리드, 숀 해리스, 찰리 머피, 폴 앤더슨

장르 스릴러, 드라마 상영 시간 99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7월 21일

줄거리
1971년 북아일랜드, 어린 동생을 부양하기 위해 군에 입대한 청년 게리 후크(잭 오코넬)는 영국군과 IRA(Irish Republican Army·북아일랜드와 아일랜드공화국의 통일을 주장하는 반(反)군사 조직)의 분쟁이 한창인 수도 벨파스트에 파병된다.

영국 경찰의 IRA 색출 작전을 지원하러 간 후크는 경찰의 만행에 분노한 시민들에 휘말려 분대에서 고립된다. 그는 마을에서 벗어나기 위해 홀로 힘겨운 생존 사투를 벌인다.

별점 ★★★☆
1971년은 북아일랜드 사람들에게 아픈 상처로 남았다. 아일랜드의 독립을 요구하는 구교도와 영국령 잔류를 주장하는 신교도 사이의 갈등이 대규모 유혈 사태로 이어진 것. ‘71:벨파스트의 눈물’은 당시 북아일랜드의 혼란스러웠던 사회 분위기와 아픔을 묵직하고 담담한 톤으로 담는다.

평범한 병사의 입장에서 복잡한 역사적 사건을 공감하기 쉽게 풀어내면서도, 스릴러 장르의 긴장감을 촘촘하게 유지하는 연출의 힘이 돋보인다. ‘언브로큰’(2014, 안젤리나 졸리 감독)으로 이름을 알린 잭 오코넬,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2015, 크리스토퍼 맥쿼리 감독)에서 인상적인 악역을 연기한 숀 해리스 등 영국 배우들의 호연도 영화를 안정감 있게 뒷받침한다.

역사물과 스릴러, 두 장르를 솜씨 좋게 오가던 영화는 클라이맥스에서 서늘한 반전을 보여 주며 방점을 찍는다. 후크의 목숨을 노리는 IRA와 후크 구출 작전에 투입된 영국군 사이에서 벌어지는 뜻밖의 전개는, 스릴러 장르의 쾌감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피로 얼룩진 영국 근대사의 어두운 이면을 되새기게 한다. 역사적 비극을 진지하게 스크린에 이식하면서도 영화의 재미까지 놓치지 않는, 얀 디맨지 감독의 역량이 돋보이는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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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이스 에이지` 스틸컷]

아이스 에이지:지구 대충돌 

감독 마이크 트메이어

목소리 출연 존 레귀자모, 레이 로마노, 데니스 리어리, 사이먼 페그

장르 애니메이션 상영 시간 100분 등급 전체 관람가 개봉일 7월 20일

줄거리
정신없이 도토리를 쫓던 스크랫(크리스 웨지)이 이번엔 우주로 나갔다. 오래된 우주선에 떨어진 도토리와 씨름을 벌이다 소행성을 충돌시킨 것. 그로 인해 만들어진 거대 운석이 지구로 향하고, 지구에 있던 나무늘보 시드(존 레귀자모)와 맘모스 매니(레이 로마노), 호랑이 디에고(데니스 리어리)는 가족을 이끌고 안전한 곳을 찾아 떠난다. 한편, 매니의 딸 피치스(케케 파머)는 결혼을 앞두고 부모를 떠나겠다고 말한다.

별점 ★★☆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2002~2016)의 다섯 번째 영화이자 완결판이다. 빙하기, 해빙기, 공룡 시대, 대륙 이동 시기까지 거쳤던 이 시리즈의 마지막 무대는 우주다. 이번에도 도토리를 향한 스크랫의 집착이 지구의 운명을 가른다는 엉뚱한 상상력이 극을 이끄는 주요 동력이다. 동물 친구들의 쾌활한 매력, 3D CG(컴퓨터 그래픽)로 빚어낸 총천연색의 화려한 영상 그리고 잊을 만하면 튀어나오는 유머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한다.

아쉬운 건, 이런 매력 요인이 전편에서 익히 봐 왔던 것이라 극의 전개를 쉽게 예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크랫의 우주 탐험, 동물 친구들의 위험하지만 짜릿한 여정, 매니가 피치스의 예비 신랑을 받아들이는 가족 드라마. 영화의 구성은 크게 이 세 가지로 나뉘어 흐르는데, 균형적인 배치와 조합보다 시리즈의 구색을 맞추는 데 힘을 들인 듯 보인다.

영화의 공력이 분산된 탓에 야심 차게 준비한, 크리스털 운석 껍데기로 만들어진 마을 지오토피아도 그다지 눈에 띄지 않는다. 물론 크리스털의 힘으로 늙지 않는 샹그리 라마(제시 테일러 퍼거슨)와 브럭(제시 제이), 두 새로운 캐릭터는 다른 애니메이션에서 보지 못한 신선한 매력을 선보인다. 특히 ‘모태 솔로’ 시드에게 적극적으로 사랑을 고백하는 브럭은 오랜 시간 외로워한 시드에게 준 선물 같은 캐릭터로 보인다.

잔재미가 셀 수 없이 많아 어린이 관객의 눈을 홀리기엔 안성맞춤이겠지만, 성인 관객의 마음까지 울릴 수 있는 강력한 한 방이 필요했다. 14년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는 작품이라 아쉬움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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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레셔널 맨` 스틸컷]

이레셔널 맨 

감독 우디 앨런

출연 호아킨 피닉스, 엠마 스톤, 제이미 블랙리

장르 미스터리 상영 시간 95분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개봉일 7월 21일

줄거리
철학과 학생 질(엠마 스톤)은 새로 부임한 교수 루카스(호아킨 피닉스)에게 강하게 끌린다. 둘은 점점 가까워지지만 루카스는 깊은 우울감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어느 날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엿들은 이야기로 그는 삶의 생기를 되찾는다.

별점 ★★★☆
우디 앨런 감독이 그리는 인생의 아이러니는 동어 반복 같지만 늘 새롭고 흥미롭다. 이번엔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앨런 감독식으로 풀어낸 위트 있는 미스터리 드라마다. 질과 루카스의 로맨스로 흐르던 이야기는, 어떤 사건이 던져진 이후 주인공들을 점점 옥죄기 시작한다.

로맨스와 미스터리를 뒤섞은 솜씨는 명불허전. 겉으로는 매력적이지만 들여다볼수록 엉망진창인 루카스를 연기한 호아킨 피닉스, 반짝이는 생동감으로 가득한 엠마 스톤의 매력이 스크린을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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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인피니틀리 폴라 베어` 스틸컷]

인피니틀리 폴라 베어 

감독 마야 포브스

출연 마크 러팔로, 조 샐다나

장르 코미디, 드라마 상영 시간 88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일 7월 21일

줄거리
극심한 조울증으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카메론(마크 러팔로). 매기(조 샐다나)는 그런 남편을 대신해 두 딸을 최고로 교육시키려 하지만, 흑인인 매기가 보수적인 미국 보스턴에서 취직하기란 쉽지 않다. 매기는 미국 뉴욕의 경영대학원에 진학하고, 카메론은 주말에만 집에 오는 아내를 대신해 혼자 힘으로 딸들을 키워야 한다.

별점 ★★★
1970년대 가부장적인 백인 사회에서 외려 부작용처럼 조울증을 앓으며 겉돌던 카메론. 그는 인종을 뛰어넘어, 가난해도 행복한 가정을 꾸리면서 비로소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게 된다. 격변기를 겪고 있던 당대 보스턴 사회 분위기를 잘 이해할수록 공감대가 높을 가족 드라마. ‘인피니틀리 폴라 베어’는 ‘조울증인(Bipolar)’ 카메론을 빗대 지은 제목. 한없이(Infinitely) 극과 극을 오가는(Polar) 곰(Bear)이라는 뜻이다.

이은선, 고석희, 김나현, 임주리, 나원정 기자 har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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