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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의 반퇴 팁] 믿을 건 노후자금과 건강뿐…자식에게 기댈 생각 말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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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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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비부머는 부모를 부양하는 마지막 세대라고 보면 된다. 전통 사회에서는 자녀가 장성하면 노쇠한 부모를 모신다. 고령화가 본격화하기 전이던 1990년대만 해도 자녀가 부모에게 생활비며 용돈을 보내는 전통이 보편적이었다. 하지만 1~2차 베이비부머를 끝으로 이런 전통은 차츰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1차 베이비부머는 1955~63년 사이에 태어난 710만 명의 인구집단이고, 2차 베이비부머는 68~74년 사이에 출생한 604만 명이다. 그 사이 인구를 포함해 한국 사회에서 이들 40대 이상 세대까지는 부모 부양에 대한 의무감을 대체로 갖고 있는 편이다. 그런 전통을 보면서 자랐고 형제가 많아 본보기도 많았다.

하지만 1차 베이비부머의 자녀·조카뻘인 ‘에코 베이비부머’부터는 다르다. 79~85년 사이에 출생한 이들 3차 베이비부머 세대 540만 명은 앞 세대와 다른 인구특성을 갖고 있다. 이들은 10대 때 한국 사회가 외환위기를 겪은 뒤 저성장 체제로 접어들면서 취업에 어려움을 겪은 세대다. 이들의 부모는 1차 베이비부머 세대로 본격적으로 100세 장수를 바라보는 인구집단이다. 이렇게 장수하는 부모를 자녀가 부양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이미 일본에서는 ‘노노(老老)부양’의 한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70대 자녀가 90대 부모를 정상적으로 모시는 것은 체력적으로 경제적으로 어렵다. 결국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것은 자신만의 노후 준비밖에 없다. 노후에도 믿을 수 있는 건 제 앞가림도 힘든 자식보다는 탄탄한 재무적 준비와 건강관리밖에 없다는 얘기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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