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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공원길 맛있는 지도] 스타 셰프, 스시 장인이 펼치는 맛의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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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통신이 ‘맛있는 골목’을 찾아 나섭니다. 오래된 맛집부터 생긴 지 얼마 안 됐지만 주목받는 핫플레이스까지 골목골목의 맛집을 해부합니다. 빼놓지 말고 꼭 가봐야 할 5곳의 맛집은 별도로 추렸습니다. 한 주가 맛있어지는 맛있는 지도, 도심 속 쉼터 도산공원 인근 맛집입니다. 스타 셰프의 파인다이닝부터, SNS 명소 브런치 카페, 고급 스시 전문점까지 메뉴도, 개성도 다양합니다.

‘무도’ 양지훈, ‘마셰코’ 송훈 등 스타 셰프 매장
공원 둘러 가며 곳곳에 저마다 스타일 다른 스시집
‘퀸 마마마켓’ 등 SNS에 자주 뜨는 복합문화공간도

강남 한복판에 자리한 도산공원 인근은 럭셔리 브랜드의 플래그십 스토어와 편집숍, 크고 작은 갤러리에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맛집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미 정체성을 잃어버린 가로수길과 쇠퇴했다고 평가받는 청담동과는 달리 명품 브랜드 매장의 개장이 줄을 잇는 데다 도산공원이 주는 호젓함까지 더해져 이곳만의 매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스시 장인들의 손맛을 즐길 수 있는 스시 전문점, 스타 셰프의 레스토랑, 감각 있는 인테리어와 개성 넘치는 요리로 SNS에서 화제인 레스토랑과 카페 같은 맛집도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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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대로 사거리에서 학동사거리 방향, 왼쪽에 호림아트센터가 나온다. 그 골목으로 들어서면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외관의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200m 거리의 골목엔 에르메스가 운영하는 메종 에르메스부터 아트북 출판사 애술린이 운영하는 아시아 최초의 애술린 라운지, 이탈리아 피렌체의 매장을 옮겨온 듯한 뷰티 브랜드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단독 매장, 단일 브랜드로는 최대 규모인 설화수 플래그십 스토어까지, 나도 모르게 눈길이 바빠진다. 그렇게 걷다 도산공원 앞에 이르면 전혀 다른 동네에 온 듯한 느낌이다. 공원 안으로 걸음을 옮기면 나무와 꽃들로 가득한 오솔길이 반겨준다. 잠시 내가 서 있는 곳이 도심 속 한복판이라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게 한다. 도산공원 초입에 그랑씨엘과 마이쏭을 운영하는 이송희 오너셰프는 “2005년 그랑씨엘을 열 때 도산공원과 가로수길 중 어느 곳에 열지 고민했는데 나무와 풀이 있는 곳이 좋아 도산공원을 택했다. 일하면서 휴식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실제 도산공원이 가까이 있는 것이 가장 매력적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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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쉼터인 도산공원 입구.

지난 12일 오후 찾은 도산공원은 고요했다. 덥고 습한 날씨지만 공원의 나무들이 만들어준 그늘은 시원했다. 공원엔 자전거를 타는 아이들과 산책하는 어르신, 삼삼오오 모여 수다 떠는 중년 여성까지 다양했지만 서로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고 조용히 자신만의 시간에 빠져있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도산공원을 찾은 직장인 이종현(32)씨는 “휴가를 이용해 맛집 데이트에 나섰다가 잠시 앉아서 쉬려고 찾았다. 나무와 새소리 덕분에 마음이 편안해져 종종 찾아온다”고 말했다.

도산공원의 사계절 감상하는 레스토랑

명품 브랜드가 앞다퉈 자리 잡으며 패션과 뷰티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도산공원 인근엔 맛집도 많다.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도산공원을 치면 자동 검색어로 레스토랑과 카페 이름들이 주르륵 나열될 정도다. 먼저 스타 셰프의 레스토랑을 빼놓을 수 없다. 셰프들이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셰프테이너’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난 요즘 도산공원에서도 스타 셰프를 만날 수 있다. 드라마 ‘파스타’의 모델이자 배우들에게 요리를 가르친 샘킴 셰프가 총괄한 이탈리안 레스토랑 ‘보나세라’를 시작으로 지난해 말에는 국민 예능으로 불리는 ‘무한도전’ 등에 출연하며 스타 셰프 시대를 연 양지훈 셰프가 프렌치 레스토랑 ‘크레아’를 열었다. 양 셰프는 “고급 레스토랑이 모여 있고 도산공원이 있어 경치가 뛰어나고 공기가 좋다”고 말했다. 그는 도산공원 방향에 커다란 창을 만들어 계절따라 바뀌는 자연 풍경을 매장 안에서 볼 수 있도록 했다. 최근엔 올리브쇼와 마스터셰프 코리아에 출연해 알려진 송훈 셰프가 총괄 셰프를 맡은 아메리칸 스타일의 레스토랑 ‘에스테번’이 문을 열었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의 스타 셰프 레스토랑도 있다. 일본에만 80여 개의 매장이 있는 살바토레 쿠오모가 직접 화덕, 식재료, 소품, 인테리어 등을 감독한 ‘더 키친 살바토레 쿠오모’는 2009년 문을 열 당시 도산공원 일대에서 가장 핫한 곳으로 인기를 누렸다. 지금까지도 변함없는 맛으로 트렌드에 예민한 도산공원 일대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2008년부터 프리미엄 스시집 속속 늘어

도산공원 일대 맛집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스시 전문점이다. 2008년 스시초희를 시작으로 스시 마츠모토, 우오, 스시타츠, 스시선수, 스시모토가 잇따라 문을 열었다. 신동오 우오 헤드셰프는 “워낙 실력 있는 스시 장인이 저마다의 스시를 선보이기 때문에 도산공원 인근 스시 전문점은 경기에 따른 부침이 적은 편이다. 다른 레스토랑과 달리 도산공원에 문을 연 스시 전문점들은 꾸준히 가게를 꾸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스시집이라도 셰프에 따라 스타일이 다르다. 일본 장인이 있는 스시 마츠모토는 요리보다는 스시에 집중하고 한국 장인이 있는 우오나 스시초희는 스시뿐 아니라 한국 사람이 선호하는 해산물 요리를 찾는 이들도 많다.

브런치 카페, 독특한 메뉴로 SNS 화제

최근 핫플레이스인지 아닌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는 SNS다. 특히 인스타그램에 얼마나 자주 언급되는지는 인기의 기준이 된다. 2014년 12월 도산공원 옆에 문을 연 멜팅샵은 한남동에서 테이스팅룸을 성공시킨 비안디자인 안경두 대표의 두 번째 작품이다. 1930~40년대 미국의 레트로(복고) 콘셉트로 공간을 구성한 데다 창의적인 메뉴로 SNS에서 화제가 됐다. 지난해 여름 문을 연 퀸마마마켓은 최근까지 SNS에 가장 자주 언급되는 도산공원 인근 핫플레이스다. 푸른 식물과 꽃이 가득한 복합문화공간으로 4층 카페에서 즐기는 커피는 높은 천장과 나무들 덕분에 야외에서 휴식을 취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도산공원길 대표 맛집

크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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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무한도전’ 등 TV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적 인기를 끈 ‘1세대 스타 셰프’인 양지훈 오너셰프가 지난해 말 정식당이 있던 도산공원 앞에 새롭게 연 프렌치 레스토랑이다. 크레아는 프랑스어로 ‘창조하다’라는 뜻이다. 그 이름대로 양 셰프가 그간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요리를 선보인다. 점심은 캐주얼한 코스, 저녁은 셰프가 만드는 까르떼블랑슈(불어로 전권 위임을 뜻함)로 구성해 매일 색다른 메뉴를 즐길 수 있다. 매일 다른 메뉴가 나온다는 점 때문에 재방문율이 70% 이상에 이른다. 크레아의 요리는 한국식 프랑스 요리 ‘코리아 프렌치’를 표방한다. 프랑스 요리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도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특히 참깨 드레싱을 올린 소바가 인기인데 그 인기에 힘입어 최근 경기도 고양시에 ‘교맥면’이라는 소바 전문점을 열었다.

• 대표 메뉴: 런치코스 3만7000원, 디너 10만1000원 • 영업시간: 낮 12시~오후 3시, 오후 6~10시(일요일 휴무) • 전화번호: 070-8973-1045 • 주소: 강남구 언주로 164길 24 아크로스빌딩 3층 • 주차: 발레파킹(3000원)

에스테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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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요리 명문학교 CIA를 졸업하고 미국 유명 레스토랑을 두루 거친 송훈 셰프가 총괄 셰프를 맡고 있는 아메리칸 레스토랑이다. 그는 최근 올리브TV ‘마스터셰프 코리아’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해 인지도를 쌓았다. 고기부터 해산물까지 다양한 재료로 만든 송 셰프만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참나무를 이용한 그릴 장비를 사용해 그릴 요리의 질이 좋다. 정원 딸린 건물의 1·2층을 모두 사용하는데 1층은 캐주얼한 분위기로 예약하지 않고도 이용할 수 있다. 2층은 파인다이닝 스타일이라 예약이 필수다.

• 대표 메뉴: 연어샐러드·해산물샐러드 1만3000원씩, 케이준럽항정살 2만9000원, 스팀제철생선 3만1000원 •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오후 2시30분, 오후 5시30분~오후 9시(금·토요일은 9시30분까지, 일요일 휴무) • 전화번호: 02-518-5505 • 주소: 강남구 도산대로 45길 16-11 1·2층 • 주차: 발레파킹(3000원)

우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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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호텔 일식당 ‘아리아께’ 출신인 신동오 헤드셰프가 정통 에도마에 스시를 선보인다. 일본산 히토메부레 쌀을 계약 재배해 샤리(초밥)를 짓고, 7~8년 이상 숙성시킨 간장과 적식초를 사용해 스시의 풍미가 깊다. 스시 외에도 제철 재료를 활용한 다양한 메뉴가 있는데 8월까지는 여름 보신용 장어 요리를 판매한다. 사케도 빼놓을 수 없다. 사케 소믈리에 자격증을 가진 신 셰프가 스시에 어울리는 사케를 추천해 준다. 일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테리어가 아닌 흙과 돌, 흐르는 물을 주제로 한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도 눈길을 끈다. 2012년 코리안디자인어워드에서 공간 부문을 수상했다. 7개의 룸이 있어 비즈니스나 가족 모임 장소로도 인기다.

• 대표 메뉴: 멍게덮밥정식(점심) 5만5000원, 지라시스시정식(점심) 6만9000원, 스시코스(점심 6만9000원부터, 저녁 14만원부터), 사시미코스 (점심 7만9000원부터, 저녁 17만원부터), 오마카세(점심 10만원부터) • 영업시간: 낮12시~오후 3시, 오후 6시~10시(연중무휴) • 전화번호: 02-518-4224 • 주소: 강남구 도산대로 45길 18-10 파크뷰빌딩 1층 • 주차: 발레파킹(3000원)

마이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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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산공원 터줏대감인 이탈리안 레스토랑 ‘그랑씨엘’의 세컨드 브랜드로 2009년 문을 연 아메리칸 캐주얼 다이닝이다. 오너셰프인 이송희 대표의 애칭을 따 이름 지었다. 에그베네딕트와 피시앤칩스 같은 브런치 메뉴와 미국 가정식 요리를 팔며 달콤한 디저트류도 인기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편안한 분위기로 꾸며져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다. 그랑씨엘과 마이쏭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으며 다른 매장의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이쏭에서 그랑씨엘의 대표 메뉴인 엔초비오일파스타를 시킬 수 있다.

• 대표 메뉴: 콥샐러드 1만9500원, 클래식에그베네딕트 1만4000원, 미트볼토마토파스타 1만7000원 •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연중무휴) • 전화번호: 02-518-0105 • 주소: 강남구 도산대로 45길 16-4 • 주차: 발레파킹(3000원)

퀸마마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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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부터 도산공원 인근에서 가장 핫한 곳으로 꼽히는 라이프스타일숍으로 패션디자이너 윤한희씨가 지난해 문을 열었다. 지하 1층부터 지상 4층까지 건물 전체에 화분과 꽃이 비치돼 있어 마치 식물원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이곳에선 식기류, 의류, 원예 용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한다. 특히 곳곳에 비치된 식물을 그 자리에서 구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상주하는 정원사가 식물 구입하는 고객에게 가드닝 요령도 알려준다. 4층엔 메뉴팩트 카페가 자리하고 있어 도심 속 정원에서 차를 마시며 쉬거나 테이크아웃 할 수 있다. 천장을 통해 자연광이 쏟아지고 통유리창으로 도산공원을 볼 수 있다. 8월부터 커피 외에 티와 디저트 메뉴를 추가하고 지하 1층엔 식사를 할 수 있는 레스토랑을 오픈할 예정이다.

• 대표 메뉴: 아이스커피 3500원, 아이스라떼·아이스카페모카 4000원 • 영업시간: 오전 10시30분~오후 8시(일요일 낮 12시부터, 월요일 휴무) • 전화번호: 070-4281-3370 • 주소: 강남구 압구정로46길 50 • 주차: 발레파킹(3000원)

글=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사진=김경록 기자 kimkr8484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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