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쏘니까 들여온 게 사드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북한이 오늘 오전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세 발을 쐈습니다. 비행거리가 500~600㎞라고 하니, 우리나라 전역을 타격할 수 있습니다. 사드 배치에 대한 무력시위인 듯합니다. 우리측에 불안감을 줌으로써 남남갈등을 촉발시키려는 의도도 보입니다. 그렇다면 북한은 거꾸로 짚은 셈입니다. 남한이 미사일을 막을 요량이라면 미사일로 때리겠다는 뜻인데, 완전히 자가당착입니다. 저들이 미사일을 쏜다 하니 막으려고 들여오는 게 사드입니다. 사드를 불러온 근원은 역시 북한입니다.

북한의 위협과는 별개로 성주에서 사드 반대 시위는 계속되고 있습니다. 군청 입구의 현수막은 ‘지역주민 무시한 비민주적 사드 배치 즉각 철회하라’고 돼 있습니다. 주목해야 할 표현은 ‘무시’와 ‘비민주적’입니다. 아무리 안보를 위한 결정이지만 시골사람이라고 무시한다, 이게 민주주의냐, 하는 반발심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정부는 그 같은 지역주민의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듯합니다. 황교안 총리가 성주 주민들 앞에서 경청보다 훈시에 가까운 연설을 한 것도 그런 감정을 자극한 면이 있습니다. 이젠 외부세력의 개입이 의심된다고 하니, 수습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겁니다. 지난 8일 타계한 세계적인 협상이론가 하워드 라이파는 “타협의 요체는 무엇인가 얻기 위해 다른 무엇인가를 기꺼이 버릴 마음가짐에 있다”고 했습니다. “얻는 게 버리는 것보다 많으면 성공”이라고도 했습니다. 성주 주민은, 또 정부는 각각 무엇을 버리고 무엇을 얻으려는 건가요.

우병우 민정수석의 처가 부동산 매매와 관련된 의혹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저런 의혹들이 제기됐고, 그에 대한 당사자들의 해명이 나왔지만,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궁금증이 남습니다. 여당에서도 신속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감싸주는 이가 없는 걸 보면 우 수석이 그동안 인심을 많이 잃은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옵니다. 의혹 규명엔 진경준의 진술이 결정적으로 필요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비리를 감추려고 겹겹이 거짓말을 해온 그가 과연 진실을 밝힐지 의문입니다.


▶ 관련기사
[단독] 우병우 처가 땅매입, 당시 서민 넥슨 대표가 주도 
② 서청원 당 대표 불출마 선언···녹취록 파문 연관성 부인



정치권에선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이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기로 했습니다. 최경환·윤상현 의원의 공천개입 녹취록이 공개돼 친박에 대한 시선이 나빠졌기 때문이라 합니다. 한때 기세등등하던 친박은 이제 주홍글씨로 전락한 양상입니다.

기사 이미지


숨가쁜 하루를 정리하는 메시지, [뉴스룸 레터]를 뉴스레터로 받아보세요 ▶신청하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