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금맥을 캔다③|육상 장재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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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무등산 정기를 타고난 적토마의 힘찬 질주에 새해의 꿈이 영근다.
아시아를 벗어나 세계의 트랙을 마음껏 달려보고 싶다는 강재근 (26·해태타이거즈).
『우선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해야겠지요. 그 다음 미국으로 건너가 88년까지 2년간 유학, 올림픽 메달에 도전해볼 생각입니다. 』
세계적 육상스타「칼·루이스」를 배출한 휴스턴대학의 「톰·텔레즈」 코치로부터 기술지도를 받아 세계 수준급으로 도약하겠다는 굳은 결의가 새해아침 햇살속에 번득인다.
두번에 걸쳐 아시아신기록을 수립했고 고오베 유니버시아드에서 동메달을 획득, 한국육상선수로는 최초로 세계규모대회에서 입상했으며 월드컵국제육상대회에서 4위를 마크하는 등 85년 한햇동안 큰 수확을 거둬들였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한다.
「인간탄환」, 「황색특급」, 「한국의 칼루이스」 등 여러 가지 별명을 갖고있는 장은 올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주종목인 2백m를 비롯, 1백m와 4백m계주에서도 우승, 3관왕의 꿈을 이루겠다며 강한 의지를 불태운다.
허벅지부상으로 LA올림픽이후 은퇴까지 고러했던 불운의 나날들이 좌절과 슬픔으로 점철된 어둡고 긴 터널이었다고 회상하는 장은 어떠한 어려움도 하겠다는 투철한 정신력과 부단한 노력이 있으면 반드시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됐다면서 올해를「제2도약의 해」로 만들겠다고 다짐한다.
지난해에는 다른 종목의 세계대회 금메달리스트들을 제치고 체육기자연맹으로부터 최우수선수로 선정됐으며 백상체육대상을 수상했고 고향인 광주에서 무등문화상을 받아 상복이 터진 셈이다.
육상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이렇게 큰 줄 몰랐다는 장은 더욱 어깨가 무거워졌다고 털어놓는다.
한국육상이 세계수준에 워낙 뒤져있어 장의 기록이 더욱 가치 있는 것으로 평가되는 것도 사실. 그러나 무엇보다 불가능에서 가능을 만들어내는 그의 투지가 가상하다.
광주수창국교 4년때 배구를 시작, 전남중 3년때 육상에 입문했으며 광주사레지오고→성균관대를 거쳐 현재 해태타이거즈에 소속돼있다.
88올림픽에서 소원 성취한 뒤 운동선수를 잘 이해하는 신부감을 골라 결혼하겠다고. 흑인음악을 듣는게 취미. 1m84cm의 훤칠한 키에 77kg으로 날렵하다. 순간 순간에 최선을 다하며 항상 내일을 응시하는 그의 눈매가 오똑선 콧날보다도 날카롭다. <문일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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