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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거부로 베를린 북한 대사 교체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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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독일 정부가 주(駐) 독일 북한대사 내정자에 대한 아그레망(임명 동의)을 거부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은 “이 때문에 지난 4월 교체돼 평양으로 돌아갔던 이시홍 대사가 궁여지책으로 부랴부랴 베를린으로 되돌아와 대사 업무를 수행 중인 걸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평양 돌아갔던 이시홍, 베를린 복귀

아그레망은 국가가 신임 대사 등 외교사절을 보낼 때 해당국에 미리 통보해 사전 동의를 얻는 절차다. 정식 임명 이후 해당국에서 거절될 경우 생길 수 있는 분쟁을 막기 위한 제도인데, 거절되는 건 이례적이다. 아그레망을 거부한 국가는 어떤 인물을 왜 거부했는지에 대해 밝힐 의무는 없다. 독일 외교부 역시 RFA의 확인 요청에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겠다(NCND·Neither Confirm Nor Deny)”라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다만 독일 외교부는 “현재 주 독일 북한 대사는 이시홍”이라고 답했다. 앞서 지난 4월 “이 대사가 교체되면서 이미 독일을 떠났다. 북한이 곧 후임 대사를 임명할 것”이라고 밝힌 이후 3개월여 만에 다시 이 대사의 재부임를 확인한 것이다. 이 대사는 2011년 7월 부임해 5년여간 북한 대사를 지내고 지난 4월 24일 북한으로 돌아갔다. 갑작스러운 교체로 당시 베를린 외교가에선 “문책성 인사가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RFA는 “최근 국제사회가 북한 외교관들의 각종 불법행위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 점으로 미뤄 신임 대사의 전력에 문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라며 “문책성 경질로 평양으로 불러들인 대사를 다시 내보내야 할 만큼 국제사회의 기준에 부합하는 북한 외교관을 찾기 어렵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정종문 기자 person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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