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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신장결석 일으키는 새 돌연변이 유전자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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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장결석을 유발하는 새로운 돌연변이 유전자가 밝혀졌다. 특히 이 돌연변이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타이레놀 등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해열진통제 복용 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병원리포트 연세대 의대, 미 하바드대 의대 공동연구

연세대 의과대학 약리학교실 이민구·지헌영 교수팀은 미국 하버드의대 보스턴아동병원 프리드헬름 힐데브란트(Friedhelm Hildebrandt)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신장결석을 유발하는 ‘SLC26A1’ 돌연변이 유전자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미국 하버드의대 보스턴아동병원에 등록된 신장결석 환자 348명(성인 147명, 소아 201명)의 혈액을 채취해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SLC26A1 돌연변이 유전자가 신장결석 생성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신장결석은 소변 안에 들어 있는 물질들이 결정을 이루고 침착되면서 마치 돌과 같은 형태를 이뤄 신장(콩팥) 안에 생기는 질환을 말한다. 증상과 합병증도 다양하다. 신장결석이 생기면 등과 옆구리 쪽의 극심한 통증과 혈뇨 같은 증상이 생긴다.

또 거친 신장결석의 표면이 신장과 요로기관 내부에 상처를 내면서 감염을 일으켜 발열과 함께 빈뇨 등 배뇨장애를 부른다. 전체 인구의 5~10%가 신장결석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족한 수분 섭취에 따른 소변액 농축, 짜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는 식습관, 비만형 체형이 신장결석의 원인으로 꼽힌다.

아세트아미노펜 계열 약 복용 주의

이 밖에 유전적 원인도 있다. 신장결석은 가족력을 보이거나 환자에 따라 잦은 재발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 경우 유전적 소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까지 신장결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유전자는 30여 개. 전체 신장결석 환자의 15~20% 정도는 돌연변이 유전자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연구팀은 신장결석 생성을 야기하는 더 많은 유전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연구를 진행해 왔다.

연구팀은 “SLC26A1 유전자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장과 신장 상피세포 안으로 옥살산염(Oxalate)의 재흡수가 제대로 안 돼 신장결석이 생긴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옥살산염은 신장결석을 유발하는 주요 원인물질로 초콜릿커피·시금치·딸기 등에 많이 함유된 물질이다. 옥살산염이 장과 신장으로 충분히 흡수·배출되지 않으면 소변 속 칼슘과 결합해 신장결석을 만든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SLC26A1 돌연변이 유전자가 있는 경우,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약 복용 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지헌영 교수는 “SLC26A1 돌연변이가 있는 사람이 아세트아미노펜 약을 먹으면 식욕부진과 오심, 심하면 간염·간부전 등의 간 독성을 야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성인은 물론 소아 신장결석 환자는 열이 날 때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진통제 복용 전 담당 의사와 상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적인 유전학 학술지인 미국유전학회저널(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에 ‘SLC26A1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신장결석의 발생(Mutations in SLC26A1 Cause Nephrolithiasis)’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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