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뉴스] 하계휴가 실태조사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올해 여름 휴가는 지난해보다 길어지는 반면 휴가비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5인 이상 기업 529개를 대상으로 '2016년 하계휴가 실태'를 조사한 결과, 기업들이 계획 중인 평균 휴가 일수는 4.4일로 지난해보다 0.3일이 늘어났다. 그러나 휴가비는 평균 59만1000원으로 3만1000원이 줄었다.

휴가 일수가 늘어난 데는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주 40시간 근무제를 도입한 이후 여름 휴가는 감소 추세를 보였는데, 2009년 금융위기 때 4.4일로 일시적으로 증가한 바 있다. 올해 4.4일이 2009년 이후 가장 길다.

조사 대상기업의 41.1%가 '근로자 복지 확대'를 휴가 일수 증가의 이유로 꼽았지만, '경제 불확실성 증대로 인한 생산량 감축(32.1%)', '연차 수당 등 비용절감(21.4%)' 등 경제적 어려움을 토로하는 기업이 많았다. 이런 인식은 경영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최근 경기상황을 묻는 설문에 67%가 지난해와 비교해 '악화됐다'고 답했다. '개선됐다'고 답한 경영자는 4.1%에 불과했다. 또 41.6%가 2018년 하반기 이후에나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답해,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직장인들에게도 길어진 휴가가 반갑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많은 기업이 휴가비를 줄일 계획을 가지고 있어서다. 여름 휴가비를 별도로 지급할 계획이 있는 기업은 66.7%로 지난해와 비교해 3.4%포인트가 줄었다. 휴가비는 300인 이상 기업이 평균 65만8000원을, 미만 기업이 57만9000원을 지급할 계획으로 조사됐다. 전체적으로는 지난해와 비교해 5%가 감소했고, 300인 미만 기업의 휴가비 감소폭이 5.5%로, 300인 이상 기업(2.2%)보다 더 컸다.

휴가의 77.6%는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8월 초 휴가를 실시하겠다는 기업이 52%로 가장 많았고, 7월 말 25.6%, 8월 중순 7.5% 순으로 집계됐다.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