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미늄보다 가볍고 강철보다 튼튼한 자동차 꿈꾸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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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동부 작센주에 있는 산업도시 켐니츠. 24만의 인구가 거주하는 이 도시는 옛 동독 시절 공산주의 창시자의 이름을 따서 ‘카를 마르크스 슈타트’로 불렸다. 마르크스의 고향은 서독 지역인 트리어지만 동독 공산정권은 이데올로기상 그의 이름을 딴 도시가 동독에 하나 필요하다며 그와 아무런 인연도 없는 켐니츠에 이런 이름을 붙였다.

▲ 켐니츠공대의 연방 우수 클러스트인 ‘MERGE’에서 개발한 초경량 금속 재료. [사진 Hendrik Schmidt]

도시 한복판 광장에는 마르크스의 거대한 두상을 설치해 지금까지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주민들은 통독 직전인 1990년 6월 공산당 정권의 통제가 느슨해지자 주민투표를 통해 원래 이름을 되찾았다. 통독 이후 이 도시는 이름뿐 아니라 전통적인 기계산업 도시의 영광도 되찾고 있다.

독일 학술교류처(DAAD)의 초청으로 최근 이 도시를 찾았더니 특히 기계산업에 필수적인 미래형 재료 개발이 한창이었다. 켐니츠공대가 연방정부에서 선정해 지원하는 우수 산학연 클러스터인 ‘MERGE’를 유치했기 때문이다. 이곳에선 켐니츠공대와 프라운호퍼연구소, 독일의 각 기업들이 합작으로 초경량 재료를 연구개발하고 있었다.

기계는 재료나 구조를 정교하게 변형시켜 무게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무게가 줄어든 만큼 기계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줄일 수 있고, 운반과 이동 등에도 편리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MERGE는 초경량 금속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초경량 금속재료 연구개발

이곳의 공장형 연구소에선 금속에다 유리섬유나 플라스틱, 심지어 섬유까지 결합해 알루미늄보다 가볍고 강철보다 강한 미래형 자동차 재료를 개발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개발 중인 자동차 보닛을 들어보니 어지간한 책 한 권 정도의 무게에 지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금속에다 이질적인 재료를 단단하게 결합하는 기술이다. 금속끼리 결합하려면 용접을 해야 하지만 이질적인 재료 간의 결합엔 특수 접착제를 쓰기도 하고, 연결을 위한 화학물질을 별도로 개발하기도 한다.

이렇게 개발된 초경량 재료는 연구에 투자한 기업이 가져가 산업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다. 켐니츠공대 MERGE 프로그램의 위르겐 트뢸치 박사는 “여러분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지닌 독일 자동차 업계의 미래형 차체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산학연 연구소에서 개발된 초경량 재료는 완성차 업계는 물론 항공기 제작사, 철도 관련 업체 등에서 상용화하게 된다. 독일 자동차·기계·철도 산업 경쟁력의 숨은 원천이다.

프리드리히 실러 대학의 경제·경영학과의 비즈니스 동력·혁신 및 경제변화 담당 교수인 미하엘 프리치 박사는 “동독 지역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는 방법은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과 과감한 연구투자를 통한 기술혁신”이라며 초경량 재료 연구의 의미를 평가했다.

켐니츠(독일)=채인택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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