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여성 89%가 "나는 중류"|일 경제기획청, 85국민생활 백서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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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일본인들의 중류의식은 아내들의 내조덕분에 지탱되고 있다는 조사분석결과가 나왔다. 일본경제기획청의 「85년 국민생활백서」에 따르면 일본인의 87%가 스스로를 중류계층으로 여기는데 이는 아내들이 자기자신을 위한 지출을 억제하면서 남편과 자녀를 위한 교육비·의복구입비 등에 상당한 돈을 쓰는 소비형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
중류의식을 가진 남성은 전체의 3%인데 비해 여성은 89.2%로 약 5%포인트가 더 높다. 또 중류의식을 가진 미혼여성은 96%, 기혼여성은 88%로 여성은 결혼에 따라 중류의식개층이 줄어드는 반면 남성은 그 반대. 남성이 늘어나는 것은 일본의 미혼남성들이 상류의식을 가진 독신귀족으로 생활하다가 결혼과 함께 그 환상이 무참히 깨어져 중류의식을 갖게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 밖에 자녀가 있는 부부들이 자녀 없는 부부들보다 중류의식이 3%가량 더 높은 것은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가구주가 40대인 전형적 중류가정의 생활실태는 월평균 실수입이 29만3천엔, 가처분소득은 25만3천엔이고 그 중 93%인 23만6천엔을 소비 지출한다.
저축액은 4백29만엔, 빚은 94만엔으로 가계는 건실한 편.
지출내용은 상·하류층에 비해 과자·술의 소비가 많고 고급식기 등 선택적 가구나 가사용품을 산다. 의복구입비 내용은 자녀나 남편을 위한 양복·셔츠·스웨터가 대부분이고 부인용품구입비는 매우 적다. 자녀를 위한 참고서 구입비며 자기개발 및 평생교육을 위한 수강료 등 교양·오락비의 비중도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
자녀교육에 열성적이고 남편과 자녀를 위한 지출이 최우선인 중류의식 가정의 생활양식에 대해 이 백서는 『아내들의 내조의 공을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할 수 있다」는 종래의 중류의식은 「나는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을 할 수 있다」는 식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게 이 백서의 결론. 아내들의 중류의식이 이처럼 변한 것은 개성적인 생활을 창조하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을 보여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오짜조미즈」여대 「소데이」(수정효)교수는 이 조사결과를 비판하면서 『휴일이면 온 가족이 놀러다니고 명절이면 귀성자가용행렬로 고속도로가 붐비는 등의 현상은 개성화 되고 성숙된 중류의식이 아니라 「남들처럼」을 지향하면서 그 대열에 끼지 못하면 소외감을 느끼는 심리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지적. 『남들과의 차이를 추구하는 중류층이 되려면 돈뿐만 아니라 가족과 이웃 등 인간관계의 충실도 매우 중요한 요건』이라고 강조.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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