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스타 허정무는 괴롭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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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승리의 환희속에 홀로 괴로워하는 스타가 있다. 허정무 선수.
허는 네덜란드 프로계에서 활약할 때의 발목 부상이 고질병이 되어 항상 빅 게임을 앞두고 맹훈을 할 때마다 통증이 재발, 큰 고통을 받고 있는 것.
경기에 임하면 조광래 선수와 함께 유별나게 몸을 돌보지 않는 성격의 허는 작년이래 수술로 근본적인 치료를 받도록 하라는 주위의 권고에도 불구, 소속팀(현대)이나 대표팀에 헌신하느라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최근에는 월드컵 예선이 꼬리를 물어 이를 위해 총력을 경주하는 상황이었고 특히 허는 한때 부조에 빠졌던 대표팀 공격 라인의 헛점을 메우는 중차대한 역할을 맡는 입장이어서 자신의 몸을 돌볼 수가 없었다.
지난 9월말 인도네시아와의 2차예선 때는 이를 악물고 통증을 극복,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해냈다.
조광래 외에 박창선 조영증과 더불어 대표팀의 최고참 대열에 서 있는 허는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있어요. 예선 경기가 남아있지만 수술을 빨리하여 부상을 완치, 내년 멕시코 본선에 갈 준비를 하는 게 현명하다구요. 그러나 멕시코엔 후배들이 가도 되며 제 할일은 예선 통과를 성취하는 것으로 끝나도 좋다고 생각합니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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