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유치장에서 피 섞인 침 뱉으며 난동부린 에이즈 감염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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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즈(AIDS·후천성면역결핍증)에 감염된 40대 남성이 경찰서 유치장에서 피가 섞인 침을 뱉는 등 난동을 부린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사건은 지난 25일 오전 7시쯤 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 안에서 발생했다. 같은 날 오전 2시쯤 동구의 한 술집에서 맥주를 마시고 옆 자리 손님에게 욕설을 하는 등 소란을 피우다 현행범으로 붙잡혀 유치장에 갇힌 A씨(49)는 갑자기 “억울하다”며 소리를 질렀다. 그러곤 에이즈 감염 사실을 경찰에 알리면서 유치장 쇠창살에 머리를 들이받았다. 입 안을 스스로 깨물어 상처를 낸 뒤 피가 섞인 침을 여러 차례 바닥에 뱉기도 했다.

깜짝 놀란 경찰은 A씨가 다닌다는 병원에 전화를 걸어 에이즈 감염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곧바로 119의 도움을 받아 A씨를 경북대병원으로 후송했다.

경찰 관계자는 “다행히 A씨가 있던 유치장 방엔 다른 수감자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치료 후 A씨를 유치장에 다시 수감하지 않고 집으로 돌려보냈다.

경찰은 술집에서 난동을 부린 혐의(업무방해)로 27일 A씨를 불구속입건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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