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한반도 배치 반대” 공동성명 푸틴·시진핑, 사흘 새 두 번 발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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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악수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두 정상은 사흘 사이 두 차례나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AP=뉴시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THAAD·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반대한다는 내용이 담긴 공동문서를 사흘 사이에 두 차례 발표했다. 두 나라 정상은 23일 상하이협력기구(SCO) 공동성명을 주도한 데 이어 25일에는 베이징으로 장소를 옮겨 회담한 뒤 양국 공동성명을 냈는데 이 속에 모두 사드 배치 반대 내용이 포함됐다.

SCO 정상회의 이어 베이징서 회동

중·러 공동 성명에서 두 정상은 “한반도 문제는 정치외교 경로를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한 뒤 “동북아 지역에 군사력이 증강 배치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조선(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구실로 미국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의 태평양 거점이 동북아 지역에 새롭게 배치되는 것에 반대한다”며 명시적으로 사드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두 정상은 “동북아 지역의 정치·군사적 대결과 군비 경쟁 및 증강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공동 문서에는 또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를 명기하지는 않았지만 “국내법을 근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정한 범위를 넘어서는 독자 제재를 가하는 것은 유엔 헌장에 위반되고 국제법적으로도 위법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한다”고 밝혔다.

이 문서는 한반도 문제뿐 아니라 남중국해, 중동 문제, 국제금융질서 등 주요 국제 현안에 대해 양국이 공통의 목소리를 낸 것으로, 주요 현안별로 미국의 인식이나 입장과 상반되는 내용이 담겼다.

이보다 이틀전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서 채택된 ‘타슈켄트 선언’에서 중·러를 비롯한 회원국 정상들은 “개별국가나 혹은 일군의 국가들이 다른 국가의 이익을 고려치 않고 일방적이고 무제한적으로 미사일 방어시스템을 강화하는 것은 지역 안정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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