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상 살인’ 베트남 선원 국내 송환 늦어지는 까닭은

중앙일보

입력

지난 20일 오전 인도양에서 조업 중이던 참치잡이 원양어선 광현803호(138t)에서 발생한 선상 살인 사건의 가해 선원 2명의 국내 압송이 늦어지고 있다.

26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부산해양경비안전서에 따르면 피의자 베트남 선원 2명은 당초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를 경유해 27일 국내로 압송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UAE)는 살인 등 중대 범죄 피의자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당초 25일에서 27일로 한 차례 연기됐던 압송이 계속 지연되고 있다.

살인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된 베트남 선원 2명은 현재 인도양 세이셸군도 빅토리아 항에 정박 중인 광현호에 머물고 있다. 여기서 국내로 연결된 직항 항공편은 없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나 아부다비를 경유하는 2개 아랍 항공사 비행편이 가장 빠르다. 그러나 두바이도 피의자 입국 절차가 까다로운 것으로 전해져 베트남 선원 2명의 27일로 예정된 국내 압송이 현재 불투명한 것이다.

2011년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하고 석해균 선장 등을 중상에 빠트린 소말리아 해적을 압송할 때는 오만 정부가 해적 입국에 난색을 보이자 정부가 협상을 통해 아랍에미리트 왕실 전용기를 빌려 국내로 데려온 적이 있다.

부산해경 관계자는 “수사를 계속 진행하기 위해서는 가해 선원들을 국내로 빨리 데려오는 것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관계부처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경은 광현호에서 사흘째 한국인 생존자 항해사 이모(50)씨와 13명의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선원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하고 있다. 베트남 선원 2명에게 살해된 선장 양모(43)씨와 기관장 강모(42)씨 시신은 세이셸 국립병원에 안치돼 있다. 의사 검안 등 절차를 마무리하면 국내로 운구된다.

한편 지난 20일 오전 2시쯤 광현호에 승선해 있던 베트남 선원 2명이 한국인 선장과 기관장을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사건 발생 후 항해사 이씨가 배를 몰고 빅토리아항으로 입항했다.

부산=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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