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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학력고사…남은 25일 어떻게 활용할까|초조해 말고 학교공부 위주로 총정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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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대입학력고사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11월 20일까지 앞으로 25일. 준비를 착실히 해온 수험생이라도 약간은 초조하고 불안할 때다. 그러나 끝날 때까지 초조나 불안은 금물.
일선 고교 진학지도 교사들은 ▲손때 묻은 교과서를 끝까지 놓지 말고 ▲3년 과정을 핵심 위주로 총정리하는 학교수업에 충실하며 ▲매일 5시간 정도의 잠을 자고 생활 리듬을 지켜 최선의 컨디션을 유지하면 남은 기간에도 3년간 학습과정의 90%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
이에는 수험생 자신의 자신감과 수험생이 안정감을 갖도록 하는 가족들의 배려가 전제된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86학년도 대입학력고사 위원회 장기왕 위원장과 민여길 교수(연대·정신신경과), 진학지도담당 한주호(서울고) 김정수(서울 상문고) 고원영(서울 예일여고) 주장춘(서울 경성고) 교사 등으로부터 출제방침, 최종 정리 요령, 건강관리 및 올해 수험생의 예상 득점 분포 등을 들어본다. <권익 기자>

<출제방침>
고교 교육과정(교과서내용) 범위 안에서 3년간의 전과정을 대상으로 출제한다. 이해·응용·종합·판단력에 중점을 두게 되며 특정 교과서에 치우치지 않고 교과서의 문장이나 문제를 그대로는 출제하지 않는다.
선별을 위한 고사이기 때문에 함정이 있을 수도 있지만 교과서 내용을 이해할 정도로 학교수업을 받은 수험생이면 쉽게 풀 수 있는 평범한 문제를 출제한다. 난이도는 작년과 같은 수준으로 조정한다.
기초적인 원리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한 수험생이면 쉽게 답할 수 있는 응용문제 위주로 출제, 4지 선다형의 약점(암기 위주 단순지식 강조)을 최대한 극복한다.
특정과목을 선택한 수험생이 유리하거나 불리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출제위원회 안에 선택과목 소위를 운영, 과목간 난이도 균형을 유지한다. 이를 위해 실제로 문제를 풀어보는 검토위원(고교교사) 수를 66명으로 작년의 2배가 되게 했다.
교과 계열별로는 어문계 과목은 일상생활에 관련된 언어능력을 강조하고, 사회계 과목은 실생활 및 시사문제와 관련된 내용, 그리고 과학계 과목은 실험·실습을 통한 과학적 사고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최종정리>
손때 묻은 교과서를 끝까지 놓아서는 안 된다. 지금 새로운 참고서를 선택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중요부분을 노트한 교과서만큼 최종정리에 효과적인 자료는 없다.
평소 공부를 게을리 해서 노트를 착실히 하지 않았더라도 지금 각 고교에서는 3년 과정의 주요부분 중심 총정리 수업을 시작하고 있어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수업을 받으면 학력고사문제의 80∼90%를 미리 공부할 수 있다.
뒤늦게 욕심을 내 혼자 많은 양을 공부하겠다고 요즘의 수업을 소홀히 하면 오히려 큰 손해를 본다. 대부분 10여 년 이상의 3학년 지도경험을 가진 진학반 교사들이, 최종정리 수업에서 강조하는 부분은 학력고사에서 출제되는 영역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학교 수업을 충실히 따르면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
학교 수업 외 자습 때도 교사가 노트해준 내용을 중심으로 교과서의 요점을 복습해야 한다. 혼자 공부할 때는 전체 16∼17과목(한문I 포함)에 대한 균형 있는 시간 배당이 중요하다. 특정과목에 편중해서 시간을 쓰면 전체 득점에 손해를 본다.
배점이 낮은 과목은 소홀히 하기 쉬운데, 그런 과목일수록 암기과목에 속해 오래 덮어두면 득점하기가 어렵다. 공부 장소는 바꾸지 않는 것이 좋다.

<건강관리>
잠은 5∼6시간은 자야한다. 상위 집단 학생 중에는 10월 들어 4시간씩으로 수면시간을 줄여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자는 일이 있는데 이는 오히려 역효과를 내는 일이다.
두뇌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효율적인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5시간 이상 자야한다.
「책상 앞에 앉아도 책이 손에 잡히지 않을 때」 는 잠깐이라도 휴식해야한다. 피로가 온 것이다.
시간이 촉박하다고 서두르거나 지금까지의 생활리듬을 깨는 것은 좋지 않다. 개인에 따라 주로 공부하는 시간은 각각 다르다. 「초저녁파」 「밤중파」 「새벽파」는 그대로 계속하는 것이 가장 능률적이다.
환경까지 바꾸는 것은 좋지 않다. 공부장소도 그렇고, 책이나 노트도 헌것보다 새것이 나쁘다. 적응에는 많은 정신적 에너지가 따르기 때문이다.
주위에서는 자극을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한다. 공부만을 지나치게 강요하거나 특정 대학을 강조하면 그만큼 수험생들은 강박관념을 갖게 되고 오히려 공부할 수 없게 된다.
교사나 가족이 모두 지금은 신경이 날카로운 수험생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어야 할 때다. 처음 당하는 큰 시험에 많은 과목을 치러야하는 부담을 이해해줘야 한다.

<고3 교실>
모든 고교가 학력고사 실시일인 오는 11월 20일까지를 최종정리기간으로 잡고 있다. 학교에 따라 정리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져 있다.
문제 중심 정리와 교과서 중심 정리 방법이다. 문제 중심 정리도 문제 자체를 교과서 위주로 하고있어 내용은 다르지 않지만 많은 문제를 다뤄보게 하는데 특징이 있다.
서울 S고교의 경우 지난 23일까지 매월 사설 학력평가기관이 실시해온 모의고사 문제 외에 전과목의 전과정 총정리 고사를 11월중에 실시하고, 이들 문제를 완전히 파악토록 하는 정리방법을 택하고 있다.
과목별로 이들 문제를 정리해 고사실시 직전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으로 문제를 통해 전과목 전과정을 완전히 마스터하게 한다.
교과서 중심 정리는 1, 2, 3학년 전과정을 핵심부분 중심으로 노트시키면서 정리하는 방법으로 노트만 가지면 고사과목 전체를 파악할 수 있게 하고 고사실시일 직전에도 역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문제중심에서는 출제 자체가 완벽해야하고 교과서 중심에서는 교육과정의 목표를 정확히 지적해줘야 한다는 전제가 따르는데, 이는 대부분의 고3 교사들이 오랜 경험으로 완전히 해낼 뿐 아니라 학력고사 문제도 80∼90%를 맞히고 있다는 것.
고사 일이 다가오면서 늘어나는 학생들의 정신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상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모의고사>
중앙교육진흥연구소나 대학입시 사 등 학력평가 기구가 지난 23일을 마지막으로 그 동안 실시해온 모의고사 결과 올해 대입수험생의 학력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떨어진다.
올해 대입학력고사 문제의 난이도가 작년과 같다고 가정할 때 전반적으로 득점분포는 비슷하거나 0·5점쯤 떨어진다는 것이다. 다만 그 동안 비교적 우수 학생들의 이과 선택이 늘어 자연계만은 지난해보다 약간 높아졌고 인문계보다 2∼3점 높다는 것.
이 같은 전반적인 추세 속에 서울의 강남을 비롯, 진주· 강릉· 순천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특히 상위권보다 하위권의 성적이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고, 중· 소도시를 비롯해 농어촌의 영세고교가 지난해보다 크게 떨어졌다. 이는 전반적으로 사실상의 무시험 입시가 계속되면서 해가 갈수록 인내심을 갖고 공부하는 분위기가 희박해져 가고 있는 데다 올해는 특히 학력고사 과목이 고사실시 이후 최대한으로 늘어났고, 그 중에서도 시험준비 부담이 무거운 제2 외국어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험생들은 나만 힘들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남은 기간을 차분히 교사의 지도에 따라 정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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