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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포 고래등대 호텔 건설 부지 문제 실마리 풀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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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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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생포 고래등대 조감도. [사진 울산 남구청]

울산 남구 장생포에 세계 최고 높이의 고래등대가 들어설까. 1950~70년대 고래잡이 전초기지였던 장생포는 국내 처음으로 2008년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된 곳이다. 지역 상인들은 고래등대가 들어서면 고래특구에 걸맞은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이라며 건립을 기대하고 있다. 고래를 형상화해 높이 150m의 전망대·호텔 등을 갖춘 호텔형 등대를 건립하는 것이 사업의 골자다.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공약 사업이다.

높이 150m 전망대 갖춘 랜드마크
미포조선 땅 9만8000㎡가 후보지로
울산항만공사, 관광시설 개발 가닥

이 사업은 그동안 부지 확보가 관건이었다. 200개 객실의 호텔형 등대가 들어서는데 7만~9만㎡부지가 필요해서다. 하지만 부지문제도 실마리가 풀려 앞으로 사업 추진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남구는 현재 현대미포조선이 선박블록 제작공장으로 사용 중인 9만8000여㎡의 장생포 해양공원 부지가 적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국유지인 이 부지의 운영권을 가진 울산항만공사가 관광·상업시설로 개발키로 가닥을 잡은 덕분이다.

항만공사는 지난해 6월 착수한 ‘장생포 미포조선 부지 재활용 방안 기본구상 용역’ 결과에 따라 장기적으로 이 부지의 항만재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애초 항만공사는 이 부지활용과 관련 3개 방안을 검토했다. 1안은 오토캠핑장 등 휴양시설을 갖춘 친수시설, 1종 배후단지(화물 보관, 제품 조립 등)를 지원하는 숙박과 판매, 문화시설 등이 들어설 2종 항만배후단지 조성, 3안 항만재개발이었다.

하지만 친수시설은 사업성이 떨어지고 화물 보관·제품 조립 등을 지원하는 숙박·판매·문화시설을 갖출 2종 항만배후단지는 수요가 없는 점 등을 들어 검토대상에서 제외했다.

항만공사는 당장 추진하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항만산업과 연계성이 있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해 3안인 항만재개발을 추진키로 결론내렸다.

항만을 재개발할 경우 상업·숙박시설 등 건축법상 모든 시설 설치가 가능하다. 이는 고래등대 건립을 추진하는 남구의 계획과도 맞아떨어진다. 상인 안모(46)씨는 “세계 최고 높이의 고래 등대가 설치되면 고래문화특구 장생포가 명실상부한 고래 1번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관광객이 늘어나면 결국 지역 경제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직 속단하기에는 이르다. 남구가 지난해 기본계획 수립 결과 용역업체에서 최대 1300억원 가량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아서다. 기초단체가 조달하기엔 지나치게 많은 금액이라는 게 일반적 시각이다.

이에 남구는 민자로 재원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남구청 고래관광개발과 조석현 계장은 “소요 예산 1300억원은 이상적인 고래등대를 건립하기 위한 최대금액”이라며 “민자를 이끌어 내기 위해 사업비를 600억원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고래등대 건립에 따른 경제적 이익 실현 가능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 다음달 타당성 용역을 발주한다는 게 남구 계획이다.

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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