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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디마프', 인생 말년 방점 찍은 고마운 작품"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배우 신구(80)가 인생이 그대로 녹아있는 연기로 매회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신구의 연기는 tvN 금토극 '디어 마이 프렌즈'를 만나 빛을 발하고 있다. 김석균이라는 미워할 수 없는 '꼰대' 역할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심금을 울리고 있다. 신구의 연기가 가장 돋보였던 것은 바로 18일 방송된 12회. '내가 알고 지은 죄 백가지, 내가 모르고 지은 죄 천가지 만가지'라는 주제로 꾸며진 이날 방송에서 신구는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뒤늦은 후회를 전했다. 그저 가족과 동생들을 책임지기 위해 열심히 일했을 뿐이지만 아내 나문희(문정아)가 유산했을 때 위로 한마디 못 해주고, 시어머니에게 구박당하는 것 역시 모르는 척하는 등 아내에게 잘못했던 날들을 회상하며 후회의 눈물을 흘렸다. 신구는 보기만 해도 가슴을 먹먹하게 만드는 관록의 연기를 펼치고 있다. 연기 호평에 대해 신구는 "80평생 살아온 걸 그냥 우러나오는 대로 연기했을 뿐"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연륜에서 묻어나오는 여유와 겸손함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주변 지인들, 동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나요.

"가끔 전화가 오곤 해요. 역 자체가 좀 까칠한 '꼰대' 아닙니까. 비호감이죠. 근데 그때 그 시절을 살았던 우리 주변의 사람들은 그런 고민이 많아요. 평생 어렵게 살면서 동생들 뒷바라지해주고 친척들, 동생들 나눠주고 그렇게 사느라 아끼고 또 아끼고 살았죠. 우리도 그렇게 어렵게 살았으니 김석균이라는 캐릭터에 공감이 많이 갈 수밖에 없어요."

-김석균의 어떠한 점에 가장 집중해서 연기했나요.

"특별한 건 없어요. 노희경 작가가 잘 써주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따라왔어요. 그리고 내가 따로 손을 보고 의견 제시를 안 해도 그 시절 살아온 경험이 있으니 자연히 따라왔죠."

-노희경 작가의 작품을 하니 어떤 점이 좋으신가요.

"초등학교 동창생들의 이야기인데 세월을 살아온 사람들의 경험과 무게, 정서가 대사에서 다 묻어나요. 대사들이 맛깔스럽고 좋아요." -인상 깊었던 대사나 장면이 있나요. "특별히 말할 건 없어요. 전체적으로 다 좋아요."

-'디어 마이 프렌즈'가 사랑받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1차적으로는 작가가 잘 쓴 덕인 것 같아요. 그리고 출연하는 배우들이 합심해서 잘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몇 달씩 밤을 새우고 촬영하고 있는 스태프들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죠."

-오랜 연기생활을 같이한 배우들과 한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서 더 특별할 것 같아요.

"젊어서는 이쪽 드라마, 저쪽 드라마에서 만나고 그랬는데 이렇게 여러 명이 같이 모여서 작업하기는 처음이에요. 영화나 드라마에서 전부 내로라하는 분들이잖아요. 한 명씩 떼어놔도 돋보이는데 같이 모이니 시너지 효과가 더 큰 것 같아요."

-본인에게 이번 작품은 어떤 작품인가요.

"한 번 더 방점을 찍을 수 있는 작품인 것 같아요. 인생 말년에 이렇게 방점을 찍고 갈 수 있다는 게 고마워요. 언제까지 연기 생활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건강이 허락하고 기회가 주어지는 한 일을 계속할 의향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어요."

-앞으로 어떤 점을 주목해서 보면 될까요.

"김석균이 회개하고 뒤돌아보잖아요. 그리고 나름대로 반성을 해요. '남은 돈 다 쓰고 죽자'고 마음을 먹으면서 스스로 풀어지죠. 목소리 자체도 낮아지고 현실을 수긍하고 나문희에 꼬리를 내려요. 아내 말 잘 듣는 남편으로 변화할 테니 끝까지 많은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 줬으면 좋겠어요."

온라인 중앙일보
[사진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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